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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방산·원전株 날고 2차전지 ‘와르르’ [다시 돌아온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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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형도
금값 3천·비트코인 20만달러 현실화?


전 세계 이목이 쏠렸던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미국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전반에 내세운 트럼프의 당선은 글로벌 경제는 물론 전 세계 투자자에게도 중대한 변곡점이다. 이미 투자자 사이에서는 트럼프 2.0 시대 떠오를 투자처 찾기에 나섰다. 변화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달라질 트럼프 2.0 시대, 어떤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할까.

법인세율 인하…미국 증시 들썩

불패 신화 지속 vs 차익 실현 기회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공약 키워드는 ‘새로운 미국 산업주의’다. 그중 핵심은 법인세율 인하다. 트럼프 1기(2017~2021년)와 유사한 정책이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법인세율은 20%까지 낮추고, 미국 내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15%까지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공화당이 상·하원까지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가 실현되면 트럼프 공약대로 법인세율 감세 정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방향성은 미국 증시 단기 호황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정다운 LS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의도는 분명하다. 미국 안에서 상품을 생산해 법인세 인하 혜택을 누리라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견조한 경기 모멘텀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고, 주식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미국 증시 지수는 오름세다. S&P500은 11월 6일 5929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2.5% 올랐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3.5%, 2.9% 상승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법인세율 인하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단기 변동성에는 영향을 줬지만 장기적으로는 무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선 이후 달궈진 미국 증시를 차익 실현 기회, 그 이상으로 볼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적용되는 21% 법인세율은 2026년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가 추진할 20% 법인세율과 간극이 크지 않다. 결국 미국 내 비제조 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율은 1%포인트 수준”이라며 “미국 내 생산을 하는 제조 기업의 경우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미국 S&P500 기업 중 소재와 에너지·산업재 섹터 비중은 각각 2%, 3.4%, 8.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감세로 미국 기업 수혜 기대감이 커져 단기 미국 증시는 상승할 수 있지만, 일시적일 뿐”이라며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이 상승한다면 차익 실현 기회로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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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수혜 섹터 살펴본다면

원전·방산 주목…배터리 ‘울상’

기대와 우려가 병존하는 주식 시장, 투자자 관심은 수혜 섹터에 쏠린다. 원전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꾸준히 원자력규제위원회 개혁,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 확대 등 전방위적 원전 산업 육성을 공언했다. 더군다나 업황도 좋다.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며 전력 수요가 급증, 원자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전력 대체원인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른 불안정한 이용률이 문제”라며 “데이터센터에 알맞은 발전원은 원전으로, 날씨와 연료 수급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인 이용률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에서 원전 업체 센트러스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11월 6일 기준 센트러스에너지 주가는 87달러, 연초 대비 약 45% 상승했다.

뉴스케일파워도 연초 3달러에서 11월 6일 21달러까지 뛰었다.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모두 담은 일체형 원자로다. 건설 비용이 기존 원전의 10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소형이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분산형 원전을 구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규모가 작은 데다 안전성도 높아 데이터센터처럼 전력을 많이 쓰는 곳에 설치할 수 있어 전력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방산 부문도 주목된다. 트럼프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축소하고 ‘미국우선주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 주요 국가에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방산주는 글로벌 방위비 부담에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 월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방산주를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록히드마틴’과 ‘RTX(구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를 수혜 종목으로 꼽아왔다. 록히드마틴 주가는 연초 456달러에서 11월 6일 551달러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RTX 주가도 85달러에서 121달러로 약 40% 상승했다.

반대로 긴장감이 감도는 업종도 있다. 2차전지 부문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전기차 의무화 명령과 기업평균연비규제(CAFE)를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CAFE는 미국 정부가 자동차 제조사에 요구하는 연비 기준이다. 고효율·친환경 자동차 판매를 촉진하고 연비를 높여 석유 소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 폐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 트럼프는 IRA를 ‘녹색 사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폐지보단 축소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찬반 목소리가 갈리고 주별 이해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행정명령으로 IRA 효과를 축소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는 앞선 2017년 당선 때도 ‘오바마 케어(ACA)’ 폐지를 외쳤지만 실패했다.

카오스 빠진 채권 시장

트럼프 이펙트에 피벗도 무색

미국 국채는 그야말로 역설에 빠졌다.

유동성이 높아 기준금리 등 매크로 환경 변화에 민감해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로 불리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를 살펴보자. 최근 들어 계속된 상승세다. 11월 6일 기준 4.4%로 4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역설적인 결과다. 최근 미 국채 금리는 하방 압력 요인이 주를 이뤘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했고 고용 쇼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0월 기준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1만2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약 4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수치다.

그럼에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르는 건 이른바 ‘트럼프 이펙트’ 때문이다. 트럼프는 재정 확대와 감세 정책 두 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재정 적자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CRFB(책임 있는 연방예산 위원회)는 트럼프 당선 시 향후 10년간 7조7500억달러(예상치의 중간값) 재정 적자 확대를 예상했다. 이를 메우려면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결국 국채 금리는 오르고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역의 상관관계를 취한다. 쉽게 말해 채권 금리가 오를수록 가격은 떨어지는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재정 적자가 확대돼 국채 발행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bp 상승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뉴욕 채권 시장 일각에서는 5% 금리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과도하다는 평가다. 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점쳐 선반영된 결과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11월 7일 내놓은 ‘트럼프 백악관 재입성, 자산별 대응 전략’ 리포트에서 “단기적으로 미국 10년물 금리가 4.5%까지 열려 있지만, 현재의 수급 공포는 과도하다고 판단한다”며 “악재 소화 후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4.4% 수준에서 등락했고, 당선 소식 이후 4.4%에 안착 시도 중”이라며 “4.5%를 금리 상단으로 판단하고, 일시적 터치 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금값 상승세 일시 정지?

“단기 조정, 놀랄 필요 없어”

꾸준히 가격 상승세를 그리는 금값도 변수를 맞이했다. 단기적으로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시장 평가다.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금값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후보 당선으로 달러 강세, 인플레이션 상승, 금리 상승, 정책 불확실성 증가 등이 예상된다. 이 중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은 금값 하방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금 가격은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11월 6일 금 현물 가격은 2723달러를 기록, 전일(2743달러) 대비 소폭 하락했다. 장중 한때 27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 애널리스트는 고용 정상화 압력으로 인한 2025년 금리 인하 사이클 지속을 근거로 제시했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변수와 무관하게 금값이 오르는 게 일종의 공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 우려 재부각 가능성은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귀금속, 특히 금과 은 투자 매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도 비슷한 의견이다. 금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ING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값이 오름세를 지속, 연말에는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NG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궁극적으로 금값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중 갈등 가능성이 커졌고 관세 인상으로 전 세계 무역 마찰이 빚어질 수 있어 안전자산인 금 선호 현상이 관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대통령’ 컴백

규제 완화 기대…비트 2억 시대 올까

트럼프가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소식이 들리는 시점부터 가상자산 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후보 시절부터 가상자산 투자자의 미움을 받는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두고 “취임 첫날 자르겠다”고 말하는 등 파격적인 언행으로 미국 정치권 내 대표 친가상자산파 이미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산업에서도 미국이 선두 지위를 뺏기지 않겠다는 트럼프 기조에 따라 비트코인 2억원 시대를 점치는 부푼 기대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한 지난 11월 7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장중 한때 7만6000달러(약 1억600만원)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트코인은 이후 다시 7만5000달러 아래로 소폭 내려앉았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더 큰 상승세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시장 관심사는 비트코인 가격의 도달 지점이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어 2억원까지 돌파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비트코인 2억원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스탠다드차타드(SC)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까지 20만달러(약 2억7600만원)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제프 켄드릭 SC 디지털자산리서치 책임자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이후 며칠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10%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을 미국의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고 비트코인 채굴을 장려하겠다고 공약해온 만큼 비트코인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기업과 알트코인의 발목을 잡던 증권성 리스크도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홍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외에도 솔라나 등 가상자산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간 규제를 우려해 가상자산 산업 진출을 망설이던 금융기관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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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비트코인 대통령’이라 칭하던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부동산 시장도 영향 받나

대출 규제 속에 관망·침체 지속

지역성 강한 국내 부동산 시장도 이번 미국 대선 영향을 받을까.

우선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부과 여파 등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고, 금리 인하 기조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은 가뜩이나 공사비 급등으로 시름하던 부동산 시장 어려움을 더욱 가중할 것으로 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050건 ▲8월 6356건 ▲9월 2993건으로 급격히 줄었다. 9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매도·매수 모두 관망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과 매수 심리도 2주째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7% 오르며 3주 연속 상승폭이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으로 전주(101)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10월 셋째 주(101.6 → 101)에 이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위축될 경우 집값에도 영향이 적잖을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리서치랩장은 “현재 미국 경기가 좋기 때문에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기조로는 금리를 쉽게 내릴 것 같지 않다”며 “미국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경우에는 국내 금리 인하 속도도 지연될 수 있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나 구매력 등이 제한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 랩장은 “지금도 가격 상승이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서울·수도권 집값은 강보합이나 일부 상승, 지방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저금리 시대가 예고된 것과 달리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금리가 오르게 되면, 대출 규제가 심한 상황에서 주택 시장은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도 공사비 상승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시장 활성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4호 (2024.11.13~2024.11.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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