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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젊은 성악가들로 K-오페라 알린다”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 서정적 겨울 전하는 명작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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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가을]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서울시오페라단이 푸치니 서거 100주기를 기념해 창단 39년 만에 처음으로 오페라 ‘라보엠’을 무대에 올린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의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라보엠’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자리에는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 엄숙정 연출을 비롯해 ‘미미’ 역의 서선영, 황수미 소프라노, ‘로돌포’ 역의 문세훈, 김정훈 테너, ‘무제타’ 역의 김유미, 장은수 소프라노, ‘마르첼로’ 역의 이승왕, 김태한 바리톤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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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엠’은 청춘 시절 가난한 보헤미안 예술가로 살았던 푸치니의 자전적인 경험이 반영된 오페라. 19세기 파리 라탱지구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낭만을 담았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뮤지컬 ‘렌트’의 원작으로도 유명하다.

박 단장은 “올해는 ‘만남’이라는 키워드를 테마로 해서 작품을 정했고, 2024년의 마지막 작품 ‘라보엠’을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이후 39년만에 선보이게 되었다”며, “‘라보엠’은 젊은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만나서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성숙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어떻게 서울시오페라단만의 색을 입혀 특색있게 선보일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올해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이고 특히 ‘라보엠’은 추운 겨울날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인데 많이 안 하시더라. 그래서 젊은 성악가들을 캐스팅해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고, ‘라보엠’이라는 작품이 이 겨울에 관객들에게 조금 더 서정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싶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선보이는 ‘라보엠’의 중심 테마는 책과 기억이다. 엄 연출은 “‘라보엠’이 써내려가는 내용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가까운 소재이기 때문에 관객들도 오래된 자신만의 서재에서 기억을 찾아볼 수 있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 커다란 서재, 책 무더기 같은 느낌의 무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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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기록-기억을 소재로 갖고 왔다. 책을 펼치게 되면 하얀 바탕에 검정 글씨가 있지 않나. 종이와 활자의 색을 컨셉으로 가져와서 블랙 앤 화이트 색의 의상을 착용했다. 책에서 글자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거기에 캐스트들이 생명을 입혀서 글들이 시각적으로 펼쳐지는걸 형상화 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젊은 연령층의 성악가들이 캐스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 단장은 “이 오페라에 맞게끔 젊은 성악가들로 구축을 했는데, 무조건 젊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활발한 활동을 한 성악가들 중애서도 납득이 되는 캐스팅이 되게끔 하려했다”며, “오디션을 통해 이 자리에 계신 분도 있고, 그동안 많이 ‘라보엠’을 작업해보신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미’ 역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서선영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황수미가 맡았다. 두 콩쿠르는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세계적인 국제대회다.

서선영은 “그동안 꽤 많이 ‘라보엠’에 참여했었는데 이번 프로덕션은 처음으로 저보다 어린 로돌포를 만나게 되어서 좀 더 특별한 것 같다”면서 “이외 같이 공연하는 캐스트들도 굉장히 어리고 실력이 출중한 분들과 함께 하게 됐다. 젊고 새로운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서 연습 올 때마다 설레고 새로 힘을 충전해서 간다”고 말했다.

황수미는 “오랫동안 활동을 해 온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 이래 처음 올리게 되는 ‘라보엠’이라고 해서 의아하면서도 놀라기도 했다”면서,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고, 최고령자를 맡고 있는데 와서 연습할 때마다 이렇게 어린 동료들과 젊은 예술가들의 영혼과 느낌을 담은 작품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즐겁다. 이 기분 그대로 공연 끝까지 마쳤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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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페라 공연에서는 종잘 만날 수 없었던 성악가들도 함께한다. ‘로돌포’ 역을 맡은 문세훈은 다수의 콩쿠르에 입상하고 이탈리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작품이 한국에서 임하는 첫 오페라다.

“첫 작품을 이렇게 훌륭한 팀과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서울시오페라단의 ‘라보엠’ 첫 프로덕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캐스팅이 다들 어린 편이라 지금까지 보셨던 ‘라보엠’과는 에너지가 또 다른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다. 연습하면서도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고, 저도 제가 지금 나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역할이라 생각해서 열심히 임하고 있다.”

같은 역을 맡은 김정훈은 앞서 세계 3대 오페라극장으로 꼽히는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라보엠’을 같은 역으로 공연한 바 있다

“그동안 외국에서만 로돌프 역을 맡아왔다. 지금까지 훈련한 작품을 한국에서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서 기대하고 왔고, 기대한 만큼 모든 팀들이 즐거운 에너지를 갖고 있다. ‘라보엠’이라는 작품 자체가 현실에 있을 법한 친구들 같은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저희들의 삶처럼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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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박 단장은 이날 한국 오페라의 미래에 대해서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오페라 하면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관객층이 정체되어 있다는 게 저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단순히 성악가들의 잔치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일반 관객들이 오셔서 즐기는 오페라를 만들고자 취임 이후로 친근감있고,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 많이 들어본 음악이 나오는 오페라를 위주로 작품을 선정했다”고 언급했다.

“K-오페라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기 계신 분들도 세계적인 국제 콩쿨에서 수상하신 분들이고, 우리나라의 성악가들의 자질은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대중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국제 콩쿨에서 수상하신 분들이 좀 더 많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해 주신다면 관객층도 젊고 두터워지지 않을까 싶다.”

내년은 서울시오페라단의 40주년이다. 박 단장은 “제대로 무언가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깜짝 놀랄 만한 것을 하나 준비하고 있다. 기대하셔도 좋다”면서 “준비하고 있는 게 잘 이루어져서 여러분들이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후 예정하고 있는 서프라이즈에 대해 언질을 남겼다.

한편 서울시오페라단의 ‘라보엠’은 오는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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