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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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2%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다 수출 경기도 점차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올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7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그동안은 잘못된 경제 기조, 국정 기조들을 정상화시키는 데에 주력을 했다면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 국민들께서 이러한 기조 변화에 따른 어떤 혜택을 더 체감하실 수 있게 실질적인 변화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 3분기 우리 경제가 당초 전망을 상당폭 밑도는 전분기 대비 0.1% 성장에 그친 것에 대한 대응책을 묻자 “3분기 성장률은 조정 차원”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3분기 0.1% 성장은 전분기 대비인 것이고, 성장률이 1분기와 2분기에 꽤 높게 나왔기 때문에 3분기도 (성장률이) 그렇게 (높게) 나오면 올해 우리가 엄청나게 (성장) 될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잠재성장률 2.0%는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발언에 대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로 본 성장률(1분기 3.3%, 2분기 2.3%, 3분기 1.5%)을 주목하며 연간 성장률이 2% 내외인 잠재성장률을 웃돌 거란 전망을 다시금 강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3분기 성장률이 낮았던 것은) 그간 이어진 높은 수준의 수출 증가율에 대한 일시적 조정 영향으로서, 결과적으로 연간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있지만,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을 할 거란 게 정부 내 공통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에 대해 잠재성장률은 웃도는 “2.2~2.3% 정도로 생각한다”며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런 윤 대통령과 기재부의 설명은 최근 수출 성장률이 둔화하고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등 어려운 경제 여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온도차가 크다. 올 분기별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로 보면, 1분기엔 1.3% 깜짝 성장했지만 2분기엔 역성장(-0.2%)한 바 있다. 3분기에는 이전까지 경기 회복세를 이끌던 수출마저 둔화하며 전분기 대비 0.1% 성장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 경제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2.5∼2.6%)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당초 전망 대비 경기 흐름이 나빠졌단 뜻이다.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올해 2월(100.1)을 제외하면 지난해 9월(99.8)부터 줄곧 100을 밑돌고 있는데다가, 지난 9월엔 98.2로 기록되는 등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지표가 100을 넘어서 상승세이면 경기 회복 국면, 100 아래로 떨어지면 후퇴 국면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 거란 전망 만으로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가계의 소득과 소비, 그리고 경제주체들의 체감 경기 등을 종합해서 보면 우리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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