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 등 현지 효자 상품들 탄생 이끈 핵심기지
바이오 소재로 지속가능 디자인 탑재 가속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어바인시에 위치한 현대미국디자인센터 전경./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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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어바인. 연면적 1만 평에 달하는 부지에 실용적인 외관의 콘크리트 건물이 널찍이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 디자인이 탄생하는 곳, 현대미국디자인센터다.
북미 디자인 핵심기지
캘리포니아의 남부도시 어바인은 연중 온화하고 맑은 날씨 덕분에 살기 좋은 생활 환경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지역은 미국인들의 최신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어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시장의 디자인 거점으로 삼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디자인센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5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이곳은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하고 글로벌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하는 디자인 핵심 기지로, 현대차의 북미 디자인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다.
현대미국디자인센터 로비에 전시된 싼타크루즈(왼쪽), 투싼 비스트 콘센트카./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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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센터는 삼엄한 보안 탓에 입구에서부터 휴대폰를 반납하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로비에 들어서자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북미 대표 상품인 싼타크루즈와 투싼 비스트 콘센트카가 나란히 전시돼있었다. 센터 곳곳에는 차량 전시 모형들이 서있었으나 이날은 외부인인 취재진들이 방문한 탓인지 모두 가리개가 씌워져 있었다. 디자인 유출에 대한 민감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스케치부터 모델링까지 한곳에서
현대미국디자인센터는 풀체인지 모델 기준 보통 1년에 5개 차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북미 시장에 선보인 다수의 현대차가 여기서 탄생했다. 센터는 야외품평장과 실내품평장, 클레이 모델(clay model)을 작업할 수 있는 CNC 가공기 등 디자인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브래드 아놀드 외장디자인 팀장은 현대차의 북미형 모델 '산타크루즈'가 탄생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산타크루즈는 준중형 SUV 투싼을 기반으로 만든 픽업 트럭이다.
브래드 아놀드 팀장은 "산타크루즈는 미국디자인센터가 초기 스케치와 콘셉트부터 프로덕션 툴링까지 도맡은 최초로 도입한 차량이자 우리 센터의 큰 이정표가 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투싼이 질주하는 종마가 뿜어내는 에너지에서 영감을 얻었다면 산타크루즈는 도시를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우리는 고객이 어떻게 차를 사용할지 실용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고 이 고민들이 디자인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차를 디자인하는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사물이나 무형의 에너지에서 영감을 얻었다면 이를 시각화한 스케치 작업을 시작한다. 초기 스케치를 마쳤다면 디자인을 유지하되 자동차가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범퍼 오프셋, 냉각 장치가 있어야 하는 기술적 특징을 통합하면서 렌더링을 천천히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 전 세계의 현대차 디자인 센터에서 다양한 테마로 진행하는 디자인 경쟁의 치열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각 센터에서 낸 아이디어 중 최고의 디자인을 가려 뽑는데, 다른 센터의 디자인을 보면서 자극과 동시에 새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현대차는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 남양디자인센터를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인도, 중국, 일본에 디자인센터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실내 인테리어를 총괄하는 케빈 강 내장디자인팀장은 차량 실내 인테리어가 주는 작지만 결정적인 차이에 대해 말했다.
그는 "차를 디자인할 때 키가 작거나 키가 큰 사람 모두 팔걸이에 팔을 올려뒀을 때 똑같은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저는 엔지니어팀과 협의해 팔걸이 바깥쪽에 기존보다 큰 구멍을 내도록 추진했고 실제 차량 출시 후 팔걸이 바깥쪽 공간을 넓혀서 고객들이 매우 편안하다고 리뷰하는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나아갈 방향 '지속가능성'
이곳에서 느낀 현대차 디자인은 모든 차세대 차량에 내장재부터 외장재까지 전 부분에 걸쳐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필수 요소로 넣고 있었다. 현대차가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미국디자인센터 내 CMF 연구실 내부./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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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국디자인센터의 CMF(Color Material Finish, 제품의 색상·소재·마감) 팀장의 안내를 받아 둘러본 팀 사무실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미국디자인센터의 CMF팀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은 각종 컬러와 소재들이 빼곡하게 전시돼 있었다. 나이키 신발부터 알록달록한 색감의 러기지택, 구슬 등 브랜드와 상품 종류를 가리지 않고 오직 색과 소재에서 남다른 점을 발견해 챙겨온 것들이라고 했다.
이 모든 잡동사니에는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멕시코에서 폐기되는 선인장을 건조해 만든 선인장 가죽부터 키위로 만든 천, 옥수수를 활용한 바이오 페인트가 그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나올 현대차 신차에서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리사이클 소재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미국디자인센터는 앞으로도 미래 모빌리티에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시도하고 급변하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속에서 다양한 디자인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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