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자료 유출한 전직 검사 재판행…공수처 다섯번째 기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 현판. 공수처 제공

뇌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건 관계인에게 수사자료를 촬영하게 해 외부로 유출하게 한 혐의를 받는 전직 부장검사 박아무개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3부(부장 이대환)는 6일 박 전 검사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출범 뒤 다섯번째로 기소한 사건이다.

박 전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재직 중이던 2019년 11월7일과 12월4일, 검사실에서 사건관계인 ㄱ씨가 뇌물 사건의 압수물인 자필 메모와 금융거래정보를 사진 촬영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는 2019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군납업체 뇌물 사건의 제보자이자 뇌물을 전달했던 당사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군납업체의 임원이었던 ㄱ씨는 횡령 혐의로 업체 쪽으로부터 고소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ㄱ씨가 촬영한 건 본인의 횡령 혐의 수사를 대비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었다.

앞서 언론 보도에서는 박 전 검사가 ㄱ씨에게서 필요한 진술을 얻기 위해서 수사자료를 촬영하게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전 검사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공수처 관계자는 “(박 전 검사는) 수사상 필요에 의해서 그 부분(수사자료)을 제시, 촬영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고검은 박 전 검사를 상대로 감찰을 벌인 뒤 지난 9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고,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공수처에 이첩했다. 통상 감찰·수사가 진행 중일 때는 징계를 위해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는데, 박 전 검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을 때 이미 징계시효(3년)가 지난 뒤였다. 박 전 검사는 사직서가 수리됐고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 주: 공소장에 담긴 피고인의 혐의는 재판을 거쳐 무죄, 혹은 유죄로 최종 판단을 받게 됩니다. 최종 확정판결 전까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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