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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한국기업 두 팔 벌려 환영”…미국 주지사가 날아와 대통령까지 만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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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亞무역사무소 연 스펜서 콕스 유타주지사
“항공산업 발전한 유타주, 한화와 협력 원해”


매일경제

스펜서 콕스 유타주 주지사가 30일 매일경제와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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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룬 유타주(州)가 아시아 진출 관문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우주항공·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의 협력은 물론 교육·에너지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 눈길을 끈다. 유타주는 기업 친화적이고 교육 환경도 뛰어나 최근 전문직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유타주는 이달 1일 서울 삼성동에 아시아 무역 사무소를 열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아시아에 무역 사무소를 열기로 결정하면서 여러 후보지를 검토했는데 최종적으로 한국을 선택했다”며 “인천에 있는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와도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무소는 한국과 유타주의 협력 관련 업무를 관장하며 유타의 아시아 무역 거점 역할을 맡는다.

70년 넘게 이어진 유타주와 한국의 인연은 최근 ‘경제적 동맹’으로 더욱 각별해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유타주는 2만1500명의 군인을 한국에 파병했고, 40여년 전엔 경기도와 자매주를 맺었다. 최근 한국과 유타주가 모두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제 분야에서 더 강력한 협력이 이어질거란 예상이 나온다.

콕스 주지사는 “유타주 주도인 솔트레이크에 위치한 스타트업 허브 ‘실리콘 슬로프’를 중심으로 수많은 신생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다”며 “유타에서 탄생한 기업 60개중 하나는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슬로프에는 약 33만개의 스타트업이 몰려있다.

특히 항공우주, 바이오테크놀로지, 첨단 제조업은 유타주가 성장에 주력하는 핵심 산업들이다.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콕스 주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이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그는 “유타는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세번째로 빠르게 성장한 생명과학 클러스터 ‘바이오 하이브’가 있다. 전 세계 동맥 및 혈관 접근 장치의 70% 가량이 유타에서 제조되고 있을 정도로 의료 기기 제조업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또 F-35 전투기의 본거지이자 노스롭 그루먼 등 유수의 방산기업들이 로켓 부스터 제조 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점, 유타 주립대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하는 ‘우주 역학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점 등을 예로 들며 항공우주 산업 경쟁력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콕스 주지사는 “방한 기간 한화와도 만나 그들의 항공 우주 및 방위 산업 성장을 논의하고 유타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유타주의 2023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254억달러로, 10년 전인 2013년(1450억달러)에 비해 55% 성장하면서 50개주 중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무디스와 함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솔트레이크시티는 지난 10년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과 로스앤젤레스 숙련 근로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지난해 구직이 가장 활발한 곳으로 조사됐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세율과 규제 완화 등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나 다른 주에 비해 유타는 세율과 규제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뛰어난 대학이 있어 고학력 인구가 많고 이는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콕스 주지사는 “유타주는 자연환경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스키, 하이킹 등 여가를 즐기기 위해 오고 싶어하는 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급성장한 경제, 늘어난 인구로 인한 집값 상승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기업들의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대표적인 규제 완화책으로는 ‘규제 샌드박스’가 있다. 콕스 주지사는 “기업들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가로막는 규제가 있을 경우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한도 내에서 규제에 대해 1년간 면제를 받는다. 새 제품이 효과적이고 주민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면, 정부는 규제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기업을 적극 돕는다는 이야기다.

향후 한국과 협력을 늘릴 수 있는 분야로는 교육과 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더 많은 학생 교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청정 에너지 원천을 더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자력 역시 또 하나의 가능성 있는 협력 분야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11월 미국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유타와 같은 주들은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콕스 주지사는 유타 주립대, 워싱턴앤리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연방 지방법원 법률 보조관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유타의 한 통신 회사 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2012년 유타주 하원의원, 2013년 유타주 부지사로 경력을 쌓은 뒤 2020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했다. 콕스 주지사는 “법학과 비즈니스 두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덕에 유타주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고 법안들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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