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폐업사업자 및 폐업률 추이(2006~2023년).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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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17년 만에 가장 많은 98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사업자 수 자체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어려운 사업환경이 맞물리며 폐업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자 사업자 수는 비교할 수 있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의 '사업자 현황' 통계를 활용한 자료로 통계 집계 방식이 변경됨에 따라 2006년부터 시계열 비교할 수 있다.
소상공인이 많은 업종의 폐업률이 높았다. 전 업종 폐업자 수 98만6000명 중 업종별 폐업자 수는 소매업 27만7000명, 음식업 15만8000명, 부동산임대 9만4541명으로 조사됐다. 금융·보험, 보건·의료, 방송·영상, SW개발, 광고대행, 전문직(변호사·회계사 등), 프리랜서 등 기타 서비스업의 폐업자 수는 21만8000명이었다. 폐업률은 음식업(16.2%), 소매업(15.9%), 대리·중계·도급업(13.0%), 기타서비스(9.6%), 숙박(8.9%) 순이었다. 전 업종 평균 폐업률은 9.0%였다.
경총 관계자는 "다른 업종들에 비해 음식업의 폐업률이 높은 것은 진입장벽이 낮아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며 "또 음식업이 속한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을 나타낸 최저임금 미만율이 지난해 기준 37.3%에 이를 정도로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노동생산성이 낮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한 개인사업자인 간이사업자의 폐업률(13.0%)이 일반사업자(8.7%)나 법인사업자(5.5%)보다 높았다. 전년과 비교해 간이사업자 폐업률이 다른 사업자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영 여건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과 비교해 2023년 폐업한 간이사업자 수는 36.4% 늘어, 일반사업자(1.9%)나 법인사업자(12.0%)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폐업 이유로는 '사업 부진'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사업 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 비중은 48.9%에 달해 2010년(50.2%) 이후 가장 높았다. 30세 미만(19.8%), 30대(13.6%) 사업자의 지난해 폐업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2022년에 비해서도 30세 미만과 30대 폐업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 수 자체가 크게 늘면서 폐업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 등으로 사업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총사업자 수는 995만명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2019년 804만6000명과 비교해 20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도 높다 보니 중소·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경영난을 버티지 못해 폐업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 진작, 투자 촉진 등 내수 활성화와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대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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