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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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025학년도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의대 증원 이슈가 부상했다. 정부와 각을 세우며 8개월 넘게 휴학해온 서울대 의과대학 출신 후보가 학생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다.
5일 서울대는 오는 11~15일 치러지는 제64대 서울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의학과 19학번 이강준(24) 후보와 조선해양공학과 21학번 김민규(23) 후보 등 2명이 출마한다고 밝혔다. 올해 총학 선거는 2022년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투표율 미달로, 지난 3월에는 후보자 미등록으로 선거가 무산되면서 지난 1년간 단과대학생회장과 동아리연합회장으로 구성된 단과대학생회연석회의가 총학을 대신해 운영됐다.
학내에서는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의대 증원 문제에 총학생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 후보가 지난 3월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현안에 대해 총학생회장으로서 중립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한 학생은 “의대 이슈와 관련해 본인의 입장을 정리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며 “총학생회장이 된 이후에도 학내 의대 관련 사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어떤 입장을 취할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학생 성모씨는 “(이 후보가) 이번 학기는 등록했다고 하나, 지난 학기부터 휴학을 해왔고 의대 캠퍼스도 관악구가 아닌 종로구 연건동에 따로 떨어져 있는데 학내 이슈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제64대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게시한 포스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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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란은 지난 2일 상대 후보 측 선거운동본부(선본) ‘시그널(Signal)’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시그널은 이 후보가 속한 선본 ‘하루’ 공동정책자료집에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장 이력이 누락된 점을 짚으며 “수많은 약력 중 논란이 될 수 있는 약력만을 숨긴 것은 의도적이며 유권자를 기망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후 학내 커뮤니티에는 ‘이강준 후보를 규탄한다’, ‘하루 정후보님께 묻는다’ 등 이 후보를 향한 날 선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의대 이슈가 고착화됨에 따라 위원장의 자리를 맡은 것에 회의감이 들어 지난 6월 중도 사퇴했다”며 “의대라는 이슈로 ‘하루’의 모든 시간과 노력이 부정당하고 왜곡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학생회장으로서, 서울대학교 학생의 대표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할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후보의 출마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재학생 전모(26)씨는 “공약 자체로만 놓고 보면 하루의 공약이 더 현실적이고 낫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니 스누라이프에서는 “의대생도 같은 학생인데 무슨 문제냐” “불리한 약력을 숨기는 게 큰 잘못은 아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와 관련해 학내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있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선관위 차원에서 어떠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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