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스타이자 인기 유튜버 곽윤기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곽윤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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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
쇼트트랙 스타이자 구독자 100만 명의 유튜버 곽윤기(35)의 하루는 30년 넘게 오전 5시에 시작된다. 곽윤기는 “아침에 일어나는 건 누구나 힘들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 침대에서 일어나야 어떤 일이든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곽윤기는 어릴 때부터 끼가 넘치는 선수였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뒤 시상대 위에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 춤’을 췄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은메달을 추가한 뒤엔 BTS의 다이너마이트 춤으로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넘치는 끼를 살려 2019년 8월 1일 ‘꽉잡아윤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그는 “선수들이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받는 게 속상했다. 빙상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매력을 좀 더 알리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그는 100만 구독자, 일명 ‘골드 버튼’의 주인공이 됐다. 선수로 출전한 그는 대표팀과 선수촌 영상들을 틈틈이 찍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올림픽 전 10만 명대이던 구독자 수가 대회 개막 며칠 후 50만 명을 돌파하더니 남자 계주 5000m 은메달 뒤에는 100만 명을 넘겼다.
그는 유튜브 촬영과 후배들 응원을 겸해 올여름 파리 여름올림픽에도 다녀왔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로 올림픽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후배들의 금메달을 눈앞에서 10개도 넘게 봤다”며 웃었다.
파리 올림픽에 다녀온 후 그는 다시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목표는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이다. 그는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은퇴를 생각했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은 정말 내 스케이트 인생의 ‘라스트 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매일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에 걸쳐 스케이트 훈련과 지상 훈련을 한다. 일요일에도 유연성 강화를 위해 스포츠센터를 찾는다.
훈련 틈틈이 유튜브 콘텐츠도 만든다. 유튜버가 된 후 그는 이전에 몰랐던 세상을 마음껏 경험하고 있다. 2022년에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초청을 받아 서울과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등에서 열린 홈런 경쟁 X에 참가했다. 지난달에는 대전에서 열린 하나은행 자선 축구대회에도 트로트 가수 임영웅, 축구 선수 기성용 등과 함께 출전했다.
치킨과 맥주, 화장품 등 광고도 찍었다. 그는 광고 수입과 유튜브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데도 열심이다. 2022년 동해안 산불 이재민을 위해 3000만 원을 기부했고, 올해는 청소년 운동선수들을 위해 1000만 원을 내놨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곽윤기는 잘 먹고, 잘 자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그는 “쉬는 것도 운동”이라는 신념을 지키고 있다. 그는 5월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출전해 3위를 했는데, 여기서 알 수 있듯 쉴 때만큼은 모든 걸 내려놓고 푹 쉰다.
선수 생활과 유튜버를 병행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일등보다는 ‘온리 원’이 되고 싶다. 누군가 가지 않았던 길을 가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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