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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은 총재 “올해 경제성장률 하방 위험 커져…금리인하 속도 유연하게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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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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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기존 예측치(1.9%)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것에 대해 두둔하기도 했다.

2일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시무식에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11월 한은의 전망치인 1.9%를 밑돌 위험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라고 지적했다. 1% 성장률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54년 이래 6차례에 불과했다.
이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 정책과 재정정책에 기대서는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단기 부양정책과 함께 구조조정에 집중해서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한 1월 금리 인하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서는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대응에 나섰다. 이 총재 시무식 이후 기자들과의 만나 “(1월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라며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3~4일 전까지도 수치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상목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정치적 위험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데, 신용등급은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리기 굉장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해외에서 한국의 정치적 리스크를 어떻게 판단할지 봐야 한다”며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실을 찾아서 다시 한번 “최 대행이 비난을 무릅쓰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공직자로서 나중에 굉장히 크게 평가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또 “최 대행을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정부가 계속 탄핵 위협 가운데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손자병법에 나온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제시했다. 이는 ‘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위기는 곧 기회”라며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해야 할 것부터 차분하게 실천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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