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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정부 ‘역대 최대’ 기대에도…일평균 수출 13개월 만에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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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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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대 중이지만, 수출 둔화에 대한 경고음이 요란하다. 최근 3개월 연속 월별 증가 폭이 줄어든데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13개월 만에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3분기(7~9월) 수출이 예상과 달리 성장률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친 원인을 ‘수출 물량 감소’로 지목하면서, 수출 둔화가 4분기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현황 통계를 보면, 1~10월 누적 수출액은 5663억달러(잠정)로 산업부는 올해 연간 수출이 2022년(6835억달러)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대 수출 실적 달성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달리, 최근 수출 지표가 보여주는 향후 방향은 다소 부정적이다. 최근 수출액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은 3개월 연속 축소(11.0%→7.5%→4.6%)됐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역시 10월 0.3% 감소하면서 13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컴퓨터, 화장품은 기저효과를 잘 버텨내는 반면 그 외 품목들의 수출은 정체되거나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수출 모멘텀은 더 약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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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출 물량이 감소 전환한 것은 향후 성장률 실적에도 ‘빨간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관세청 세관 신고 기준 10월 수출 물량은 1599만톤(t)으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올해 월별 기준으로도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5개 주요 품목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던 석유제품은 1년 전보다 수출이 34.9% 줄었는데, 유가 하락과 더불어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이 컸다.



이들 수출 물량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한은이 경제성장률을 판단하는 순수출 측정 때 가격 변수를 통제(2020년 기준연도 고정)하고 수출 물량의 변화를 주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통관 기준 수출 물량에 단가를 곱한 수출액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이에 정부가 수출액 실적 호조에 환호하는 동안, 한은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고, 순수출(수출-수입)이 전체 성장률을 0.8%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3분기) 수출 물량이 떨어진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만간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 등은 향후 수출 불확실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힘을 얻을 우려가 있어서다.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하반기 들어 수출 증가율은 확실히 조정되고 있다”며 “일반기계와 석유 등은 수요 측면에서도 좋은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이날 중국 경기 부진 지속 및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로 수출선행지수가 위축되는 등 대외 여건이 불확실해 4분기 수출은 성장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은 계약 물량이 올해 말까지는 정해진 상태지만, 미국 대선 결과 등의 변수에 따라 내년부터 수출 불확실성이 본격적인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지난달 3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 수출액이 최대 61조7천억원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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