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새로운 반도체 라인업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데다 생산효율 문제마저 불거지면서 삼성 반도체 구원투수로 과연 누가 나설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조기 인사를 점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특히 반도체 총괄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공개 사과문을 올리고 조직 쇄신을 예고한 만큼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를 포함한 모든 사업부장을 동시에 교체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3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사업부장 물망에 오른 인물은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최진혁 삼성전자 미주법인 메모리연구소장 등이다.
반도체 부문 인사 포인트는 전 부회장의 용병술이다. 전 부회장은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도 인물이지만 꾸밈 없이 솔직하고 소통에 능하며 현장에 정통한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만 부사장은 내부에서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사업부장에 모두 기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D램 설계 연구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는 스타트업 창업과 미국 반도체 기업 근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임원으로 합류해 설계·개발·기획 등을 두루 섭렵한 뒤 2022년부터 북미 사업부를 맡고 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엔비디아 개발자 연례행사인 GTC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E 12단을 보여주고, 젠슨 황 CEO에게 '젠슨 황의 보증(Jensen Approved)'이라는 서명을 받아낸 일화로 유명하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으로 리더십이 교체되는 만큼 반도체업계에서도 미국에 정통한 인물이 필요하다"며 "더욱이 여러 분야를 모두 섭렵한 것 역시 한 부사장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송재혁 CTO 또한 메모리사업부장 후보다. 그는 KAIST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반도체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개발실과 연구실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는 평가다. 현장에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는 남석우 사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남 사장은 연세대 요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세라믹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공정 개발을 주도했다. 이후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과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을 맡아 신설비·신공정 기술에 능통하다. 대만 TSMC와 양산 기술 격차가 벌어진 가운데 삼성 내부에서는 파운드리 사업을 현장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스템LSI사업부장에는 장덕현 대표와 최진혁 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장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메모리사업부 컨트롤러개발팀장, 솔루션개발실장, LSI개발실장, 시스템온칩(SoC)개발실장을 역임했다. 또 삼성전기 대표를 지내 개발뿐 아니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최 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학·석·박사 출신으로 메모리 공정부터 컨트롤러 설계까지 메모리와 LSI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공정·설계·개발에도 참여해 조직 간 협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윤태양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를 제조&기술담당으로 임명해 안전 중심의 제조 혁신을 할지와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을 CTO로 임명해 현장 목소리를 설계 개발에 반영할지도 관심 사항이다.
전 부회장은 앞서 경쟁력이 약화된 근본 원인에 대해 "부서 간 소통의 벽이 생기고 리더 간·리더와 구성원 간 공동의 목표를 위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를 모면하기 위해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와 의지만 반영된 비현실적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가 퍼져 문제를 더욱 키웠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인사 혁신에서 소통과 현장 경험에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상덕 기자 / 박승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