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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안상미의 와이 와인]<258>"와인은 신이 내린 선물"…조지아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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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조지아 와인

메트로신문사

"와인은 우리에게 시이자 종교이며, 일용할 양식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본다. 우리의 고조선 건국이 기원전 2300년인데 조지아(옛 그루지야)는 기원전 6000년, 지금으로부터 8000년 전부터 포도를 경작해 와인을 만들었다. 고고학적 유물로 증명되면서 조지아는 인류 최초의 와인 생산지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만나보고 싶어도 막상 기회가 잘 닿지 않았던 게 조지아 와인인데 서울에서 조지아 와인 축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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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쉬 파파스쿠아 주한 조지아 대사는 지난달 열린 '조지아 와인 페스티벌 2024'에 참석해 "조지아는 500가지 넘는 토착 품종을 바탕으로 놀랍도록 다양한 와인이 있다"며 "조지아인에게 와인은 단순한 상품 이상의 신성한 것으로 공동체 축하와 기쁨, 따뜻함을 나눌 때 함께하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조지아 와인 페스티벌이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지아 와인은 처음이니 일단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크베브리다. 와인을 저장하고 숙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달걀 모양의 전통 항아리다. 우리에게 땅에 묻었던 김칫독이 있다면 조지아에는 와인독(?)이 있었다. 놀랍게도 수천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고대부터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고, 크베브리를 이용해 와인을 만드는 양조법은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어떤 첨가물도, 양조자의 개입도 필요 없다. 크베브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효가 일어난다. 씨 등 잔여물은 아래로 가라앉아 쌓이고, 위에는 맑은 와인이 익어간다. 조지아 와인이 다른 곳의 어떤 와인보다 고유의 개성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이다. 크레브리로 양조한 와인은 와인 이름에도 크레브리를 명시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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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와인을 만드는데 쓰이는 포도품종이다.

와인의 발상지 답게 무려 525종이 넘는 토착 품종이 있다. 이 가운데 상업적으로 와인 양조에 주로 쓰이는 품종은 30종 안팎이다.

너무 많으면 오히려 하나도 기억이 안 날때가 많다. 이번엔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각각 대표품종 하나씩만 제대로 익혀보자.

레드와인 대표품종은 사페라비다. 진한 색에서 연상할 수 있듯 숙성 잠재력이 탁월하다. 재배 지역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이날 시음한 '키베리오니 사페라비 2020'은 진한 루비색에 체리, 블랙베리향이 올라온다. 깊은 풍미로 여운은 길지만 타닌이 많지 않아 레드와인이라도 편하게 마시기 좋다.

화이트와인 대표품종은 르카치텔리다. 산미를 살리면서도 탄탄한 맛을 낼 수 있는 품종이다.

'키베리오니 르카치텔리 2019'는 옅은 볏짚 색상인데 예상보다 무게감이 있는 화이트와인이었다. 신선한 과실향에 좋은 산미로 우리 음식 가운데 빈대떡 등 전류와 잘 어울린다.

현재 조지아 와인은 한국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조지아가 와인 수출의 전략적 지역으로 꼽은 7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조지아 내셔널 와인 에이전시의 마케팅 담당자인 마리암 메트레벨리는 "한국의 조지아 와인 수입은 작년 42%나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8월 말 기준으로 성장률이 전년 대비 1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조지아는 한국과 경제협력을 한창 논의 중이다. 올해 말을 목표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면 와인에 있어서는 큰 장벽인 세금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조지아 와인을 더 낮은 가격으로 맛볼 수 있게 된다. 칠레 와인도 FTA 체결을 계기로 수입이 크게 늘었다. 두 나라를 잇는 항공 직항 노선도 검토되고 있다.

조지아 와인의 마지막 잔을 비우기도 전에 이미 내년 계획이 세워졌다. 직항 비행기를 타고 '와인의 고향'에서 맛보든, 한국에서 싸고 다양해진 조지아 와인을 마시든 내년은 조지아 와인을 만나는 해다.

조지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기쁜 날엔 26잔의 와인을 마시고, 슬픈 날엔 18잔의 와인을 마신다. " 와인 애호가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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