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에서 14조로… 홍채 인식 시장 '급성장'
글로벌 기업 도입 활발…국내는 '초기 단계'
개인정보법이 가로막는 홍채 인식… 관리 시스템 구축 필수
기술 발전 vs 개인정보 보호… 균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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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동자가 열쇠가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홍채 인식 기술이 지문과 얼굴 인식을 넘어 차세대 보안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글로벌 기업들이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인프라 문제 등으로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채인식은 눈의 동공과 흰자위 사이에 있는 홍채의 도넛 모양 패턴을 분식해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이다. 홍채는 약 266개의 고유한 식별 특징을 지니고 있어 위조가 거의 불가능할 만큼 보안성이 높다. 두 사람이 동일한 홍채를 가질 확률은 약 10억분의 1에 불과해 지문(1억분의 1)보다도 유일성이 높다. 홍채는 생후 18개월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아 신뢰도가 높은 생체 정보로 간주한다.
오류 확률 또한 매우 낮다. 홍채 인식의 오류 확률은 10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양쪽 눈을 동시에 활용할 경우, 오류 확률이 1조분의 1로 더욱 낮아져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다.
◆6조에서 14조 규모로 성장… 국내 기업 도입은 '초기 단계'
이러한 보안성 덕분에 홍채 인식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4년 약 6조 3000억원(47억4000만달러) 규모였던 홍채 인식 시장은 2029년 약 14조원(104억 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NEC 등 세계 기업들은 이미 홍채 인식 기술을 도입해 보안 강화를 꾀하고 있다. 애플은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 프로'에 '옵틱ID'라는 홍채 인식 기술을 탑재해 사용자 인증이나 애플 페이 결제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 NEC Corporation도 홍채 인식을 포함한 다양한 생체 인식 시스템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정부 기관이나 공항, 금융 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 홍채 인식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과거 갤럭시 S8, 노트7 등 일부 스마트폰에 홍채 인식 기능을 도입했으나, 비용과 사용자 편의성 문제로 이후 모델에서 제외했다. 비용과 사용자 편의성 문제로 전면 도입에는 이르지 못했다. LG전자는 현재 산업 현장과 보안이 중요한 구역에서 홍채 인식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홍채 '민감정보'로 분류…안전한 관리 시스템 필수
국내에서 홍채 인식 기술 상용화가 더딘 이유로 비용과 인프라 구축 문제가 지적된다. 홍채 정보는 개인 고유의 생체 정보로 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정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수집 시 별도의 동의와 안전한 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지문이나 얼굴 인식보다 고도화된 인프라가 요구되고, 생체 정보 보호를 위한 법적 규제까지 더해져 초기 도입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홍채 인식 기술이 대중화되려면 기술적 편의성 개선과 함께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수적이다. 기존 홍채 인식 기술은 근거리에서만 인식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지며, 조명이나 환경적 요인에 따라 인식률이 저하될 수 있다. 또 생체 정보는 위조나 도난 시 복구가 불가능한 민감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안전한 저장 및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정보보안 전문가는 "홍채 인식 기술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관련 법규의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며 "기술 혁신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이 기술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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