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 전시된 S-300 포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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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이란의 첨단 방공포대가 무용지물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이란이 쏜 미사일은 수백발 중 극히 일부만이 이스라엘 본토에 닿은 반면, 이스라엘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과 미사일은 쏘는 족족 목표물을 때리면서 양국간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이 전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쿠제스탄, 일람 등 3개주의 군사시설물을 폭격하면서 러시아제 S-300 지대공 미사일 포대 3곳을 파괴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밖에도 폭격을 가한 S-300 포대가 하나 더 있다면서, 공격 받은 모든 방공 시스템이 사용 불가능할 수준의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S-300 포대는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이란은 러시아와 계약을 맺고 2016년부터 이를 도입해 핵시설과 주요 공항 등 시설 주변에 배치하고,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호위에 활용해 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미사일과 드론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이스파한주에 있는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 배치돼 있던 S-300 포대를 파괴한데 이어 이번에도 S-300 포대를 다수 파괴했다.
WSJ은 “26일 공습은 남아 있던 S-300 포대를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때린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이 이란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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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은 수십년간 간접적으로 싸움을 벌여오다 지난 4월13일 직접 장거리 폭격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내 이란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 미사일만 120여발을 퍼붓는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이달 1일에도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7월31일 테헤란에서 폭사하고, 지난달 27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마저 이스라엘의 폭격에 숨지자 이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탄도 미사일 180여발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재차 공격했다.
하지만 두차례 모두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은 이란의 무기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반면 이스라엘이 두차례 진행한 보복 공습에서 이스라엘 무기는 이란의 민감 시설을 타격했으며 이란 방공망에도 거의 요격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제 이스라엘은 이란 상공에서 더 광범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지닌 가장 우수한 방공망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부터 민감한 군사시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양국의 군사적 역량에 심각한 격차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제 이스라엘군은 이란 상공에서도 폭넓은 행동의 자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이란 무기 전문가 파르진 나디미는 “이란은 많은 반성과 함께 이런 종류의 새로운 위협을 요격할 수 있는 대공방어체계에 많은 돈을 써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해군대학원의 이란 군사 전문가 아프손 오스토바르는 “이란의 방공 시스템은 공격에 취약해 더 잘 장비한 적, 특히 이스라엘로부터 영공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방공 시스템은 쉽게 교체할 수도 없어 이스라엘이 추후 더 쉽게 공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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