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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코오롱FnC, '새 옷' 입고 불황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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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남성복 브랜드 위주 포트폴리오 한계
최근 5년간 신규·수입 브랜드 통해 사업 다각화
'헬리녹스' 어패럴 라이선스에 '파프' 투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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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가 수입하는 N21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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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이 새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이미 2개의 신규 브랜드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고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투자도 단행한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아웃도어·럭셔리·디자이너

코오롱FnC는 최근 캠핑용품 브랜드 '헬리녹스'의 어패럴 사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FnC는 2025년 F/W(가을·겨울) 시즌 론칭을 목표로 헬리녹스 브랜드를 이용한 의류 제품을 개발, 생산하게 된다. 코오롱FnC는 헬리녹스의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하이엔드 퍼포먼스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헬리녹스는 2009년 동아알루미늄이 론칭한 캠핑용품 브랜드다. 2012년 선보인 초경량 캠핑의자 '체어원'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2013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슈프림, 나이키, 포르쉐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도 구축했다. 현재는 '캠핑계의 에르메스', '캠핑계의 샤넬' 등의 별칭으로 불리며 강력한 팬덤도 갖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 '헤드'와 '잭 니클라우스' 등의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한 경험을 갖춘 코오롱FnC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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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가 어패럴 사업을 전개하게 되는 헬리녹스. /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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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는 지난 8월 이탈리아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N21(넘버투애니원)'의 국내 독점 사업권도 획득하며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N21은 2010년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델아쿠아(Alessandro Dell’Acqua)가 설립한 브랜드다. 니트웨어, 로고 티셔츠, 드레스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N21의 첫 한국 매장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열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디자이너 브랜드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ost Archive Faction, PAF, 파프)'에 전략적 투자도 단행한다. 파프는 디자이너 임동준이 이끄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테크웨어를 기반으로 한 해체주의 디자인으로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2021년에는 명품 기업 LVMH가 신진 디자이너 발굴을 위해 진행하는 'LVMH 프라이즈'의 세미파이널리스트(준결승) 후보에도 올랐다. 글로벌 브랜드 '오프화이트', '온'과의 협업도 진행했다. 파프는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유명 편집숍에 입점해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파프의 디자인적 역량을 유지하면서 코오롱FnC가 갖춘 생산,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테고리 확장

코오롱FnC의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장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리브랜딩 작업을 시작한 데 이어 신규 내셔널 브랜드를 대거 선보였다. 2019년 온라인 액세서리 브랜드 '아카이브앱크', 2020년 워크웨어 '볼디스트', 2021년 스트리트 골프 브랜드 '골든베어'를 론칭했다. 2021년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 2022년 이탈리아 럭셔리 가죽 브랜드 '발렉스트라', 2023년 미국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케이트'를 선보이며 수입 브랜드의 수도 늘렸다.

최근 들어 코오롱FnC가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아웃도어와 남성복에 치우친 포트폴리오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코오롱FnC의 패션 포트폴리오는 코오롱스포츠를 필두로 한 아웃도어·골프·스포츠 브랜드와 '캠브리지 멤버스' 등 남성복 위주로 구성돼 있었다. 2010년부터 2년간 국내 1세대 디자이너 브랜드인 '쿠론',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를 인수하며 여성복, 액세서리 카테고리도 성공적으로 확대했으나 여전히 아웃도어·남성복의 비중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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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0년대 중반부터 아웃도어 시장의 거품이 꺼진 데 이어 이커머스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코오롱FnC의 침체기가 시작됐다. 실제로 코오롱FnC의 매출액은 2013년 1조3147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까지 7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2020년 코오롱 FnC의 매출액은 8680억원에 그쳤고 10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도입한 신규 브랜드들이 성과를 내면서 코오롱FnC의 실적도 빠르게 턴어라운드했다. 2021년 매출 1조원대에 복귀했고 2022년과 지난해엔 1조2000억원대로 회복했다. 2020년 100억원 넘게 냈던 영업손실도 흑자로 다시 돌아섰다.

실제로 코오롱FnC의 신규 브랜드들은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아카이브앱크는 인기가 높아지면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까지 영토를 넓혔다. 올 1~9월 누적 매출의 전년 대비 신장률은 120%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가 높다. 최근에는 태국 시장에도 진출하며 쇼핑몰과 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 B2C 브랜드로 시작한 볼디스트는 기능성을 인증받으면서 올해 초 B2B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코오롱FnC가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를 획득한 지포어 역시 2년만에 매출액 1000억을 넘기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코오롱FnC가 기획한 상품이 해외로 역수출 되기도 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R&D를 통한 상품력,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 등 패션 비즈니스 기반을 바탕으로 확장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신규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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