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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中여성에 일렬로 무릎 꿇은 日명품 매장 직원들…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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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본 펜디 매장 직원 4명이 중국 여성 고객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 /SCMP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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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명품 매장에서 쇼핑하던 한 중국 여성 고객이 매장 직원의 무례한 행동에 불만을 제기하자 직원 4명이 고객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중국 샤오홍슈 블로거 A씨가 올린 게시물을 통해 알려졌다. 82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공부한 패션전문가로 알려졌으며,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사건은 A씨가 일본을 여행하는 동안 도쿄의 펜디 매장을 방문했다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모직 숄을 입어본 후 구매하기로 했고, 매장 재고 창고에서 새 제품을 가져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한 영업 담당 직원이 A씨에게 다가와 양해를 구하지 않고 숄을 벗겨내더니 자신의 고객인 중국인 부부에게 건네주었다고 한다. A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충격을 받아 완전히 멍했다. 왜 남자 영업 사원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제 몸에서 숄을 벗겼을까”라고 했다. A씨는 불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판매 직원들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 절차가 복잡해지고 지연됐다고 한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무시당했다고 느꼈다고도 했다. 특히 영업 담당 직원이 중국인 부부에게 숄을 판매하는 것을 목격했을 때 더욱 화가 났다. 이에 매장 매니저가 A씨를 2층으로 안내했고 매니저와 판매 직원 두 명, 통역사 등 직원 등 4명이 일렬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그러나 매니저는 A씨 담당 직원과 상의한 후 다른 고객에게 숄을 내어준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고, 사건 당시를 확인할 감시 카메라가 없다고 했다.

결국 A씨는 펜디 본사에 불만을 제기했고, 점장으로부터 공식적인 이메일 사과문을 받았다고 한다. 사과문에는 “당신의 숄을 벗겨낸 영업 담당자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른 고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 제품을 가져가기 전에 당신의 동의를 받았어야 했다”며 “또한 감시카메라 영상과 고객 서비스 연락처에 대해 문의하셨을 때 명확하고 전문적인 답변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의견은 분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A씨의 행동을 두고 “너무 가혹하다” “작은 일을 크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직원들이 새 제품을 가져다주려고 했지 않나. 왜 아직도 불평하느냐. 숄 두 개를 사는 게 아니라면 다른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지 않나. 무릎을 꿇게 하는 건 너무 심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비판을 반박하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네티즌은 “A씨가 나서서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에 매장이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덕분에 앞으로 이 매장을 방문하는 다른 중국인 고객은 존중받을 것이다. A씨가 물러섰다면 앞으로 피해를 받을 고객은 우리 중 누구라도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추가로 게시글을 올려 “직원들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한 적이 없으며 매장 내에서 내가 보여준 행동은 합리적이고 차분했다”며 “내 행동은 중국인에 대한 일본의 차별이라는 감정을 부추기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제가 불만을 제기한 목적은 직원 교육과 매장의 위기관리 수준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미래 고객들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비즈니스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들은 일본에서 쇼핑에 약 2860억엔(약 2조59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SCMP는 “중국 네티즌들은 A씨의 목소리가 의미 있다고 여겼고, 이를 통해 일본을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처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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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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