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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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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500억 부당이익’ LS증권 임원 주변 업체 돈거래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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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임원은 2년 연속 연봉킹

조선일보

LS증권 사옥/LS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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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개발정보로 500억원대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LS증권(옛 이베스트투자증권) 현직 임원에 대해 검찰이 회사 여러 곳을 이용해 돈세탁을 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해당 임원은 부동산 개발 사업 실적을 인정받아 연간 수십억원을 받았고, 2021년과 2022년에는 2년 연속 연봉왕에 오르기도 했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이승학)는 대전 탄방동 옛 홈플러스 부지 주상복합개발 사업 시행사 A, 부동산 자산관리 및 컨설팅(PM)을 맡은 B사, 또 다른 부동산컨설팅업체 C사 등의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LS증권 상무 김모(44)씨는 이 사업장의 대출을 주선했다.

A, B, C사는 모두 서울 여의도로 가깝고 특히 B사와 C사는 도보 3분 거리이다. 설립 시기도 2020~2021년으로 비슷하다. 대표이사 명의는 다르지만 감사는 모두 황모(55)씨이다. 검찰은 세 회사가 모두 사실상 김씨의 영향력이 미치는 회사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회사 규모에 비해 거액의 돈이 오간 정황도 있다. 감사보고서 등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A사는 B사에 830억원을, B사는 C사에 79억원을 각각 대여했는데, A사는 매출 없이 당기순손실만 76억원이 났다. B사도 매출은 3억원대였지만 영업손실 3000만원, 당기순손실 27억원을 기록했다. 검찰은 A‧B‧C사가 수십~수백억원을 서로 돌리는 과정에서 김씨와 공범들이 부당이득을 취한 게 아닌지 수사 중이다.

대전 탄방동 주상복합 개발 사업은 대전시 건축위원회가 2021년 9월 조건부로 의결하며 속도가 붙었다. 부동산 개발 시행사인 A사는 1년 7개월 전인 2020년 2월 설립됐는데 현재 해당 사업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A사가 김씨 주선으로 받은 본PF 대출금 약 2000억원 중 일부를 B사에 빌려주고, B사는 김씨 지인이 대표로 있던 회사에서 A사 전환사채(CB)를 500억원에 매수한 후 매각한 정황을 포착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PF 사업장 4곳 시행사에 700억여 원을 빌려주고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아 총 40억원을 부당 취득한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LS증권, 탄방동 사업장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LS증권 사업보고서를 보면 김씨는 2022년 27억여 원(성과급 25억원), 2021년 41억여 원(성과급 39억원)을 보수로 받아 사내에서 가장 연봉이 높았다. LS증권은 “김씨가 부동산금융본부장으로서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험이 낮은 대규모 딜 소싱(투자 후보 선별)을 통해 당사 IB사업부 기준 역대 최고의 본부 실적을 시현한 점을 감안해 상여금을 책정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연봉도 성과급 10억원을 포함해 총 12억원에 달했다.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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