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가 21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유엔 누리집 중계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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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1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한국 정부 발표 등과 관련 “부기맨(서양에서 어린이들을 겁주기 위해 언급하는 존재)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서방국들은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면서도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를 우려하는 메시지를 냈다.
유엔 누리집 중계와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서방국가들이 “이란과 중국, 북한을 ‘부기맨’으로 삼아 주의를 흐리고 있다”고 반발하며 “각 괴담은 이전보다 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남은 “유일한 승리 카드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의 직접적인 대결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군대를 파병한다면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발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파병이 사실이라면) 북한과 러시아 군사 관계의 명백한 심화를 의미한다”며 “이런 극적인 움직임의 의미에 대해 동맹국,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 주재 영국대사도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인을 모집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수록 불법적 전쟁에서 북한에 더 기꺼이 의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드워드 대사는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지도부가 그 대가로 러시아에 높은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8일 국가정보원과 대통령실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한 한국의 경우, 북한군 파병이 미칠 영향을 경고하고 나섰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이날 “북한은 병력 파병의 대가로 모스크바로부터 후한 보상을 기대할 것”이라며 “그것은 군사적 지원일 수도, 재정적 지원일 수도 있다. 핵무기 관련 기술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 사무국은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했다는 한국 정부 발표 및 언론 보도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에서 대북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보리 회의에 앞서 유엔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연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보도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와 관련된 공식적인 확인은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며 “만약 제재 위반 사항이 있다면 그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북 제재를 감시하는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이 해체된 상황에서 그는 “전문가 패널은 해체됐지만, 관련 이슈를 다루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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