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보험사까지 대출 규제

한동안 소강 상태였던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가 다시 시작됐다. 일단 주택 관련 대출 증가폭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이에 안심하긴 이르다며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에 고삐를 더 세게 죄면서 5대 시중은행 외 은행과 제2금융권까지 동참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오는 25일부터 가계대출상품의 금리감면권을 0.1∼0.4%포인트 축소한다. 금리감면권을 축소하면 그만큼 대출금리가 오르게 된다. 또 기업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중 1주택자 생활안정자금의 경우 담보 물건별 대출 한도를 연간 1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미 금리를 소폭 올린 SC제일은행도 다주택자 대출을 막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이달 초부터 2주택 이상 보유 차주의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 신청을 받고 있지 않다. 다만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는 가능하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0.05~0.25%포인트 축소한 바 있다.

보험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도 본격적으로 대출 물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면서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려오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월 전월보다 3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4000억원 늘어났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6일자 상담 건부터 유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목적에서 받으려는 대출의 취급을 금지했다.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닌 생활안정자금대출은 대상에서 빠졌다. 삼성생명과 흥국생명도 유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대출 취급을 금지하고 있다. NH농협생명 역시 지난달부터 유주택자에 대해 주담대 신규 취급을 한시 중단했다. 증액, 재대출, 채무인수, 생활안정자금 목적 대출, 중도금대출, 1주택자의 기존 보유 주택 처분 조건부 대출 등 실수요자의 대출은 제외다. 현대해상은 이달 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규 주담대 신청 건을 보류 중이다.

금융당국은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관리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제2금융권을 소집해 가계대출 점검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각 금융사가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조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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