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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대왕고래' 초읽기 … 전세계 시추장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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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21일 부산 신항 다목적터미널 부두에 접안한 80m 길이의 보급선. 보급선은 자재들을 싣고 시추선까지 이동한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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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유국의 꿈'을 실현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27일 개발전략 회의에서 한국석유공사의 시추 계획을 최종 검토한다. 동해 심해 가스전에는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21일 찾은 부산 신항 다목적터미널에는 탐사시추에 사용될 케미컬들이 실린 컨테이너와 파이프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인 건 바라이트, 벤토나이트, 염화칼륨 등 케미컬 자재들이다. 바라이트는 시추 시 지층 압력을 제어해 폭발 등을 방지한다. 벤토나이트는 굴착 때 나오는 돌 등을 뭉쳐 밖으로 빼내기 수월하게 도와준다. 탐사시추를 위해 이 같은 케미컬 2000t 이상이 부산 신항에 들어와 있다. 다양한 크기의 파이프들은 시추공을 보호하기 위해 외곽에 설치하는 '케이싱'이다. 직경 최소 9.6인치부터 최대 36인치까지의 케이싱이 이번 시추에 동원된다. 위에서부터 큰 케이싱을 우선 배치하고 내려갈수록 작은 케이싱을 설치한다.

현장에서 자재들을 점검하던 A씨는 "유럽, 남미, 북미 전 세계 사방팔방에서 자재가 오고 있어 요즘은 주말에도 계속 일하고 있다"며 "도착한 자재를 가공하기 위해 경기도로 보내야 할 물량도 있어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도착한 자재들은 일차적으로 보급선에 실린다. 보급선이 부산 신항 부두에 접안해 자재들을 싣고 시추선까지 가서 전달하게 된다. 보급선은 두 대가 교대로 움직이며 시추선에 자재를 공급한다. 자재를 실은 보급선이 시추선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80m 길이의 보급선은 지난 21일 오전 6시 부산 신항 다목적터미널에 접안했다.

탐사시추를 담당하는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는 현재 믈라카해협의 리아우 제도에 정박해 있다. 이달 출발해 다음달 10일께 부산에 도착한다. 부산항 외항에서 보급품을 실은 뒤 대왕고래로 이동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해양 시추회사 시드릴의 드릴선으로, 삼성중공업이 제조했다. 석유공사는 656억원(약 4770만달러)에 시추선을 선정했다. 이 선박은 길이 228m, 너비 42m, 높이 19m 규모로 최대 시추 깊이가 1만1430m에 달한다.

이번 탐사시추는 난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통상 육상시추에 비해 해양시추가 더 어려운데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그중에서도 심해시추기 때문이다. 무인 잠수정까지 동원돼 시추장비가 잘 내려갔는지 확인해야 한다. 석유공사는 해수면 아래 3㎞ 이상 해저까지 내려가 암석 시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분석해 석유와 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한다.

탐사시추에는 세계 유명 기업들이 참여한다. 세계 1위 유전기업인 슐럼버거는 이수검층을 담당한다. 지층의 암상 및 탄화수소 검사, 가스성상 분석 등을 통해 지질 자료를 취득한다. 또 암상 규명을 위한 암석 샘플과 이수 가스를 채취한다.

피싱과 시추공 폐쇄 작업은 세계 2위 시추기업인 베이커 휴즈 싱가포르 법인이 맡는다. 피싱은 시추 중 유정에 빠진 장비나 이물질을 꺼내는 작업을 가리킨다. S&P글로벌은 1차 시추 이후 해외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수행한다. 석유공사는 1차 탐사시추 작업이 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시료 분석 등을 거치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차 시추는 석유공사 홀로 수행하지만 이후부터는 해외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2차 시추부터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해 공동개발에 나선다.

[부산 신유경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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