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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남편에게 ‘오빠’ 지칭한 與대변인... 원내지도부 “언행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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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직자가 최근 소셜미디어에 사적인 내용을 올리면서 자신의 배우자를 ‘배 나온 오빠’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당 원내지도부가 20일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55)씨가 국민의힘의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대화에서 등장한 ‘오빠’가 연상될 수 있다는 취지인데 당내에선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

국민의힘 김혜란(오른쪽) 대변인이 지난 5월 당시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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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 원외 무관하게 우리 당의 인사들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만큼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며 “당직 가진 인사들의 언행에 관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모습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당내에 자칫 갈등과 분열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언행에 대해 좋아할 사람은 바로 민주당 등 야당이다. 그들만 좋아하고 박수칠 일”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혜란 대변인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대변인은 자신의 배우자를 ‘오빠’로 지칭하며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라고 썼다. 다만, 김 대변인은 해당 표현이 논란이 되자 현재 이를 삭제한 상태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에서 등장한 ‘오빠’라는 표현이 연상된다며 “김 대변인이 김 여사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앞서 명씨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 화면을 보면, 명씨는 김 여사에게 “내일 준석이(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 추정)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고 보내자, 김 여사는 “네, 넘(너무)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김 대변인의 글을 문제 삼으며 대변인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 유영하 의원도 페이스북에 “어떤 변명을 해도 대중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 행간의 숨은 뜻을 모를까 싶다”며 “집권당의 대변인이라는 무게가 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가 나서 문제 삼을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서 한동훈 대표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거나 깎아내렸던 인사들에 대해선 한번도 징계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며 “당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같은 잣대를 대야 한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 김 대변인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 체제였던 지난 5월 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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