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국내 거래량, '폭발'한 해외 거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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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최근 국내 비트코인 시세가 해외보다 저렴하게 형성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주요 특징인 '김치프리미엄(김프)'이 사라진 것이다. 외국인·기관 투자가 전면 차단된 국내의 거래량이 해외 거래량을 따라가지 못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역김치프리미엄(역프) 현상이 이틀 연속 이어졌다. 역프는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싼 경우를 일컫는다. 반대말인 김프는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현상을 말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 기준 지난 15일과 16일 오전 9시 집계된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각각 -1.36%와 -1.08%다. 현재 시세(9100만원대) 기준으로 국내 비트코인 시세가 약 120만원 저렴한 상황이다.
국내 투자자에겐 낯선 광경이다. 개인 투자자의 투기 열풍으로 성장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김프는 고유 현상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김치프리미엄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횟수는 단 8번에 불과하다. 앞서 비트코인이 지난 3월 1억원을 사상 최초로 돌파했을 당시에는 김프가 한때 10%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이 해외 대비 저조한 영향이다. 해외 거래소에 유입된 투자 수요가 국내 거래소보다 월등히 많았던 것이다. 특히 비트코인이 지난 15일 미국 대선 기대감에 5% 이상 급등하면서 해외 거래소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호재를 두고 국내 시장만 상대적으로 잠잠한 것은 외국인·기관 투자자 접근이 막힌 폐쇄적 환경 탓이 크다. 개인 투자자 거래만 지원하는 국내 거래소가 큰손인 기관 투자자 수요를 확보한 해외 거래소의 화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의미다.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개인 투자자 거래량만 존재하는 국내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 대비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나올 수 없다"며 "거래량과 마찬가지로 가격도 상대적으로 덜 올라 역프가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비트코인 상승 주요 동력이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들어온 자금이라고 가정할 때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관 및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수요가 많더라도 현실적으로 전면 차단돼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역프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법 시행 이후 모범사례에 따라 가상자산 상장 수가 줄고 마켓메이킹(MM)까지 금지되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백 COO는 "이용자보호법 이후 해외 거래소 대비 다양한 알트코인이 상장되지 못하는 것도 역프의 원인"이라며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밈코인 거래량이 폭발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거래소에는 한정적으로 상장돼 유동성이 많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도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수명이 짧은 밈코인이 급등락하며 유동성을 많이 가져갔지만, 국내 거래소에서는 그런 밈코인 중 일부만 상장됐다"며 "인공지능(AI) 테마 이후 높은 관심을 받는 가상자산도 부재해 국내 투자자의 관망세가 유지되면서 역프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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