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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엔비디아, TSMC와 'AI 동맹' 흔들?...삼성 파운드리에 기회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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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테크M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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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혁명을 이끌던 엔비디아와 TSMC 동맹에 금이 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해당 매체는 엔비디아가 TSMC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테크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TSMC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조짐이 있다"며 "엔비디아는 최신 AI 칩보다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게임용 칩을 제조하기 위해 한국의 삼성과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이 사안에 대해 알고 있는 취재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현재 엔비디아는 삼성과 해당 칩에 대해 얼마를 지불할지 협상 중"이라며 "같은 세대 칩 제조 기술을 기준으로 TSMC 가격 대비 20~30% 할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TSMC는 1995년 처음 사업을 함께 한 이후 30년 간 파트너십을 유지했으며, 특히 엔비디아는 최근 수요가 폭증한 첨단 AI 칩 제조를 전적으로 TSMC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엔비디아는 TSMC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며 애플에 이어 두번째 큰 고객이 됐으며, 특히 첨단 패키징 서비스의 가장 큰 수요처가 됐다.

두 회사의 관계에 금이 간 건 엔비디아가 올해 발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 때문으로 전해진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차세대 AI 칩 블랙웰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발표 이후 몇 주 동안 블랙웰 칩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 엔지니어들이 데이터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전압 환경에서 칩이 문제를 일으킨 것을 발견했다.

엔비디아 엔지니어들은 문제의 일부가 블랙웰 설계 결함에서 비롯된 것을 수 있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TSMC 측은 엔비디아가 생산 공정을 서두르는 바람에 문제점을 해결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8월 디인포메이션이 블랙웰 생산이 차질을 겪고 있다는 보도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게 됐고,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디인포메이션은 "주주들이 회사에 연락을 취하자 TSMC의 투자자 관계 부서는 엔비디아를 비난했다"고 주식 트레이더들의 증언을 인용했다. 또 다른 한편에선 엔비디아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종류의 칩을 함께 패키징하는 TSMC의 새로운 기술이 블랙웰 생산 속도를 늦췄다는 불만을 표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이 에피소드는 두 회사의 수십 년 관계에서 사소한 것에 불과할 수 있지만, AI 사업에 자금이 쏟아지면서 엔비디아가 TSMC에 가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엔비디아는 AI 칩의 독점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2년 주기였던 아키텍처 변경을 매년 업데이트하도록 파트너를 압박하고 있으며, TSMC는 엔비디아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최신 칩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TSMC는 생산량 증대를 위해 2026년까지 매년 생산 능력을 60%씩 늘리는 걸 목표로 삼고 있지만, 대만에서 마땅한 생산 부지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TSMC의 대만 자이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은 현장에서 다량의 유물이 발견되면서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는 TSMC의 가격 정책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TSMC는 고객 충성도를 중요히 여겨 다른 파운드리로 옮긴 고객이 다시 돌아올 때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TSMC가 제조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을 때마다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TSMC에 자사를 위한 전용 첨단 패키징 라인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TSMC 경영진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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