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매, 연일 위협 수위 높여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서는 ‘적들의 엄중한 주권 침범’과 관련한 정찰총국장의 종합 분석 보고가 이뤄졌다. 총참모장의 대응군사행동계획, 국가보위상의 정보작전상황 보고도 있었다고 한다. 김정은은 연합부대 동원준비상태를 보고 받은 뒤 ‘당면한 군사활동방향’을 제시하고 ‘전쟁억제력 가동과 자위권행사에 견지할 중대한 과업’을 지시했다고 한다. 북한은 김정은이 언급한 ‘중대한 과업’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와 관련해 평양 무인기 침투의 주체가 한국군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명백한 증거’ 역시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군 안팎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북한 도발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정은이 직접 회의를 열고 나섰고, 김여정이 연일 비난 성명을 내고 있는 이상 아무일 없다는 듯 넘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방 지역에서의 빈번한 훈련 활동, 해안포 포문 개방과 같은 도발을 암시하는 각종 행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한된 지역에서의 도발도 가능하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육상에서의 도발은 대규모 화력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래식 전력 싸움이 불리한 북한이 해상 등 제한된 장소에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무인기로 촉발된 만큼, 북한이 우리 측에 무인기를 보낼 가능성도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북한판 국가안전보장회의 격인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하고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15일 보도했다. 북한이 이 협의회를 연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적들의 엄중한 주권 침범’과 관련한 정찰총국장의 종합분석 보고를 받고 ‘전쟁 억제력 가동과 자위권 행사에 견지할 중대한 과업’을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노동신문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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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대남용을 넘어 미국을 향한 도발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무인기 사태에 상당히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김여정이 14일 ‘미국 책임론’을 들고 나왔는데 미국에 상황 관리를 요청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당장 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미국의 관심을 끌 만한 행동을 벌일 수 있다”고 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들에 의하여 침해당하였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군은 이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우주 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미 대선을 앞두고 거론됐던 미국 겨냥 도발 행위의 실행을 앞당길 수 있다는 취지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풍계리 핵 실험장 일대 사진을 공개하며 “최근 위성사진에서 아무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는데, 이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가 사실상 완료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북한은 이러한 대남, 대미 도발 과정에서 최근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를 적극 끌어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 시각) 무인기 사태에 대해 “서울의 이러한 행동은 북한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가 사실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두둔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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