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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팩플] KT 이사회,자회사 세워 3800명 전출 의결…거세지는 노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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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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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회사로 전환 중인 KT가 대규모 인력 재배치를 결정했다. 통신 분야 본사 조직을 줄이는 대신, 인공지능(AI) 사업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KT 노동조합은 본업인 통신 분야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슨일이야



KT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신설법인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해 네트워크 운용 관련 업무를 이관하는 안을 의결했다. 사업부를 분할해 100% 자회사로 두는 물적 분할이 아닌 현물 출자 방식이다. KT가 KT OSP에 610억원, KT P&M에는 100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설립될 두 회사는 KT가 운영하고 있는 통신 네크워크의 망 유지·보수 역할 등을 맡을 예정이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관련 시공, 고객 전송 업무를 담당한다. KT P&M은 주요 지역 거점 내 전원시설 설계 및 유지 보수 업무, 선박 무선통신 운용 등을 맡게 된다. 본사에서 각각 3400명, 380명이 이동할 예정이다.

분사·희망퇴직 등 조직개편 대상 인원은 총 5700여 명에 달한다. 본사 인력(1만9370명, 2분기 기준)의 30%에 해당한다. 신설 법인 이동 대상자가 아닌 1900명은 그룹 내에서 다른 직무로 전환하거나 희망퇴직 대상자가 된다. 현장 인력 중 10년 이상 근속자와 정년을 1년 남긴 직원들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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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가 10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KT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국내 AX(AI 전환) 생태계를 확산하고자 'AX 전략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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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의미야



KT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약 1년여 만에 대규모 인력 개편에 나서게 됐다. 지난 3월 취임 후 첫 주주총회에서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산업 환경을 고려했을 때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 김 대표는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로 혁신하지 않으면 네트워크도 고철이 되므로 통신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KT 측은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의 인력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T 본사는 AI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체결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내년 1분기 AI·클라우드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AX(AI 전환) 전문기업’을 설립한다. 1000여명의 AI 전문 인력도 채용 중이다. 단순히 MS와 사업을 함께 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역량을 가진 인재를 길러야 파트너십이 의미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그럴싸한 구조를 만들어도 역량 있는 인재를 길러내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KT는 신설 법인 설립 전 노조와 합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외주화 및 인력 감축으로 KT의 본업인 통신 분야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T 노조(제1노조) 측은 오는 16일 서울 종로구 KT 본사 앞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예고했다. 전국 KT 노조 간부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KT 새노조(제2노조)는 이날 국회에서 이훈기·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조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과거 아현사태와 같은 통신대란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는 만큼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현사태는 2018년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대 KT망을 사용하는 기기들의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한 사고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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