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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기준금리는 내렸는데…내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 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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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금융소비자들은 한동안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16일부터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상향조정된다.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다.

15일 은행연합회는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40%로 전월(3.36%)보다 0.04%포인트 올랐다고 공시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시티)이 예‧적금과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은행이 적은 비용을 들여 돈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반면 코픽스가 오르면 은행은 대출상품을 판매할 때 더 높은 금리를 매기게 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해 들어 조금씩 하향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8월까지는 석 달 연속 하락(3.56%→3.52%→3.42%→3.36%)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시장금리가 낮아진 영향 등을 받으면서다.

지난달 코픽스가 넉 달만에 상승 전환한 것은 9월 들어 예금금리가 소폭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취급액 코픽스 산정 시 정기예금 비중이 70~80% 가량을 차지한다”며 “예금 금리가 소폭 상승하고 조달 금액이 전월 대비 늘어나면서 코픽스가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 상향조정에 나선 은행들이 예대금리차 등을 고려해 예금금리도 올리면서 생겨난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16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한다. KB국민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6개월)를 4.71~6.11%에서 4.75~6.15%로 조정한다. 우리은행도 5.31~6.51%에서 5.35~6.55%로 인상할 예정이다. 금리 산출 체계가 다른 신한‧하나은행에서도 시차를 두고 상승분이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는 10월 코픽스에 반영된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대출금리 인하 폭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시장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어 추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은행권에서 가산금리를 상향조정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영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경계하고 있는 만큼 적어도 연말까지는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의 정책적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은행의 자산 가운데 부동산 관련 자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큰 만큼 이를 줄이는 과정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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