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5 (화)

공급과잉 중국 태양광 업계 "우리 감산할까", 일단 모이긴 했지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을 야기한 중국 태양광 업계가 감산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세계 1위 업체조차 판매가격이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기 때문인데, 서로 협력하기 어려운 '죄수의 딜레마' 상황으로 감산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머니투데이

중국 태양광 발전 현장/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5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전날 중국 태양광산업협회가 상하이에서 태양광 업계의 '네이쥐안'(內卷·소모성 경쟁)식 악성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 기업인들은 "업계 자율 규제를 강화해, 네이쥐안식 악성 경쟁을 방지하고 시장의 적자생존 메커니즘을 강화해 비효율적인 생산 능력의 퇴출을 원활히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업계의 감산 논의가 보도되자 14일 중국 증시에 상장된 태양광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JA솔라는 5.9%, 아이코(Aiko)솔라는 4.7% 상승했으며 세계 최대 태양광 업체 론지(LONGi)솔라는 3.4%, GCL테크는 1.7% 올랐다.

중국 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중바오선 론지솔라 회장, 란티엔스 GCL테크 최고경영자(CEO), 천강 아이코솔라 회장, 리시엔더 진코솔라 회장 등이 이날 회의에 참가했다.

중국 태양광산업협회는 "최근 태양광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주요 제품 가격이 생산 원가보다 현저히 낮아졌으며 전체 산업이 비합리적인 경쟁의 악순환에 빠졌다"면서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과잉생산 능력을 퇴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태양광 제품 가격은 2023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태양광 모듈 가격이 와트(W)당 약 0.9위안(약 171원)까지 하락했으며 2분기 들어 하락폭이 커지며 대다수 기업의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차이신은 현재 태양광 모듈 가격이 와트당 0.65위안(약 123원), 심지어 0.6위안을 하회한다고 전했다.

지난 9월 글로벌시장분석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도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이 역대 최저 수준인 와트당 약 0.10달러(약 135원)로 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태양광 제품의 공급 과잉으로 전 세계 태양광 모듈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2010년 태양광 모듈 가격은 와트당 2달러 수준이었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감산에 합의할 수 있을까. 차이신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과잉생산 상태의 태양광 산업이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기업이 공통의 목표를 논의하기 어려우며 한 번의 회의로 시장 상황을 바꾸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결국 경쟁에 따른 적자생존과 일부 생산능력의 퇴출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죄수의 딜레마'란 서로 협동하면 모두가 이익이지만,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얻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실제로 죄수의 딜레마 상황 대부분은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쪽으로 귀결된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