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등 치료제 개발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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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RNA(리보핵산)의 작용원리가 밝혀지면서 이를 활용한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러한 개발흐름에 발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생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를 발견하고 인체 내 역할을 규명한 빅터 엠브로스 매사추세츠대학 교수, 게리 러브컨 하버드대 교수를 선정했다.
마이크로RNA는 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를 세포에 전달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합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를 RNA 간섭 효과라고 부른다. 만약 마이크로RNA가 비정상적으로 많거나 적게 생산되면 세포 내 균형이 깨지며 암,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노벨위원회가 RNA의 의료적 가치를 밝혀낸 학자들에게 노벨상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노벨위원회는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방법을 발견한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두 명에게 노벨생의학상을 수여했다. 지난 2006년에는 RNA 간섭현상을 발견한 스탠퍼드대와 매사추세츠대 교수 2명을 노벨생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마이크로RNA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노벨생의학상을 수상한 빅터 엠브로스 매사추세츠대학 교수(왼쪽), 게리 러브컨 하버드대 교수의 모습./사진=노벨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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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과학자들이 밝혀낸 RNA의 원리를 활용한 치료제가 실제 출시로까지 이어지면서 RNA 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RNA 간섭효과를 활용해 개발된 첫 의약품은 유전성 질환을 치료하는 미국계 제약사인 앨나일람파마슈티컬스의 '온파트로'다.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생성을 원천 차단하는 원리로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2021년 출시된 노바티스의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는 시장에서 RNA 간섭 치료제의 상업성을 처음 입증했다.
RNA 간섭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을 직접 차단해 장기적인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데, 실제 렉비오는 임상에서 연간 2회 투약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효과를 확인했다. 렉비오의 지난해 연 매출액은 3억5500만달러(4800억원)으로 전년대비 216% 증가했다.
mRNA 백신은 RNA 간섭 치료제와 달리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mRNA를 우리 몸에 주입, 면역세포가 이를 통해 만들어진 단백질을 공격하면서 면역방어 능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최근 mRNA 백신은 감염병을 넘어 암 백신으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mRNA를 통해 생성된 암세포 단백질을 공격하면서 실제 암세포를 이전보다 더 잘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전통 제약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이러한 RNA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올릭스는 현재 RNA 간섭효과를 활용한 비만과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팜과 바이오오케스트라는 마이크로RNA를 보충하거나 억제해 세포 내 균형을 맞추는 원리의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두 개의 mRNA 암 백신을 최근 국제 학술대회에서 소개했다.
이처럼 RNA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가 늘면서 원료의약품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기업도 덩달아 주목받는다.
에스티팜은 RNA 간섭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총 생산능력은 6.4mol(약 1.1~3.2톤)로 글로벌 3위 수준이다. 또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관련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상당수가 RNA 치료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개발(R&D)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며 "RNA 치료제는 질병을 원천적으로 치료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적합한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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