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 감소 기능 인증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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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의 인기에 편승한 건강기능식품 마케팅이 우후죽순처럼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위고비의 성분인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생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진 원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규제당국으로부터 효능을 인정받은 사례는 없다.
국내 유명대학 교수들이 창업한 바이오벤처 A사는 현재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식욕감소를 유발하는 GLP-1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아커만시아균'의 장내 배양을 돕는 성분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설명에서 체중감량과 식단조절에 성공한 후기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사탕, 초콜릿과 같은 당류가공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아커만시아균은 국내외 일부 연구에서 GLP-1 분비를 유발하는 효능이 발견됐으나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지방 감소 효능이 있는 기능성 원료로 허가를 받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안전성 문제로 아커만시아균 성분을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식이보충제) 시판을 한 차례 거절한 적도 있다. 아커만시아균은 이전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적 없는 신규 식이원료(NDI)로 FDA로부터 사전승인 신고를 거쳐야 정식으로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건기식의 시판 전 승인을 강제하지 않는 만큼 허가를 받지 않은 아커만시아균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해외 건기식 직구(직접구매) 사이트에 판매중인 아커만시아균 제품도 FDA의 별도 승인을 받지 않았다.
GLP-1 생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또 다른 장내 유익균을 활용해 비만 건기식 마케팅에 뛰어든 제약사도 있다.
네이버에서 'GLP-1 건강기능식품'을 검색한 결과. 체내에서 GLP-1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 함유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GLP-1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직 이들 성분 중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지방 감소 기능성원료로 허가받은 사례는 없다./사진=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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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B사는 지난 5월 한 비만클리닉과 공동 개발한 비만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 이름에는 'GLP'라는 약자가 들어간다. 체내에서 GLP-1 생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산균(비피도박테리움 롱검)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일부 연구결과일 뿐 식약처로부터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로 허가받은 것은 아니다. 이 제품은 출시 당시 진행한 홈쇼핑 방송에서 이틀 연속 완판행진을 기록하며 GLP-1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비만은 아니지만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GLP-1 관련 원료를 허가받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관장은 지난 8월 식약처로부터 홍삼이 GLP-1 분비를 유발하면서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을 인정받으며 '지엘피프로(GLPro)'라는 혈당 관리 건기식을 출시했다. 지엘피프로는 출시 5일 만에 3100세트가 팔렸다. 창립 이후 출시된 제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을 마치 체중감소 효능이 있는 건강기능식품처럼 판매하는 것은 부당광고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이미 허가를 받은 건기식이 특정 의약품 성분을 연상시킨다는 것만으로 부당광고의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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