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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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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끈한' 중국, 항공모함 동원해 대만 포위훈련…경제인 제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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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미국 "심각하게 우려…연례 연설에 군사적 도발하는 건 확전 위험"

머니투데이

14일 중국군이 대만 포위훈련을 벌이는 가운데 대만 펑자섬 앞바다에서 대만 해경이 멀리 보이는 중국 해경 함정을 가리키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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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이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강성 독립주의자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후 중국이 대만 독립 세력의 분리주의 행위에 대한 경고라며 두 번째로 벌이는 대규모 무력시위다.

블룸버그와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육군·해군·공군·로켓군을 동원한 대규모 합동 훈련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훈련이 언제 끝날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훈련 지역은 대만 해협과 대만 북부·남부·동부로 지정됐다. 동부전구가 공개한 이미지를 보면 총 9개 구역으로 대만을 완전히 에워싼 형태다.

이번 훈련은 '합동검-2024B'로 명명됐다. 동부전구는 지난 5월 강성 독립주의자 라이 총통 취임 직후 대만을 포위하는 '합동검-2024A'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대만 포위 훈련이다.

이날 훈련엔 구축함과 호위함, 전투기, 폭격기 등이 동원됐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도 가세했다.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항모를 등장하는 건 흔치 않다. 그만큼 무력시위 수위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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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검-2024B 훈련 지역/사진=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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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는 이번 훈련에 주요 항구와 영역 봉쇄 훈련이 포함됐다며 타이베이, 가오슝, 화롄, 타이중, 타이동, 지룽 등 대만 요충지로 가는 길목을 막아 물자와 에너지 수송을 차단하는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부전구는 이번 훈련에 대해 "대만 독립 세력의 분리주의 행위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면서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국가 통합을 지키기 위한 합법적이고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만 포위 훈련은 라이 총통이 10일 대만 건국기념일인 쌍십절 기념사에서 "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라이 총통은 5일에도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중화민국(대만)의 조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국경절 연설에서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이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은 시대적 흐름이며 대의명분"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라이 총통은 통일을 받아들이지 않겠단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발끈하며 "라이칭더가 양국론을 계속 주장하고 대만 독립을 획책하는 의도적인 도발을 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군사훈련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공식화하려는 대만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다.

중국은 군사훈련 외에도 이날 대만의 2위 파운드리 업체 UMC를 설립한 로버트 차오와 대만 국회의원 선푸마의 중국 입국을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대만의 방어를 강화하는 핵심 역할을 했단 이유에서다. 중국은 앞서 샤오메이친 대만 부총통에도 입국 금지를 가하는 등 대만 분리주의 세력을 겨냥해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대만 금융시장은 평소와 다름 없는 차분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대만 증시의 자취안지수는 이날 0.32% 상승 마감했고 대만달러도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이 거의 없었다.

대만 당국은 중국의 군사 훈련에 대해 "비이성적이고 도발적 행동"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아울러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군을 동원해 대응한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이 국가 안보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도 알렸다.

미국 국무부 역시 중국에 우려를 표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번 훈련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중국이 일상적인 연례 연설에 군사적 도발로 대응하는 건 부당하며 확전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무부는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자제력을 가지고 행동하고 대만 해협과 더 넓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피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만을 지원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대만이 중국에 공격당할 경우 대만을 방어하겠단 뜻을 거듭 밝혀왔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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