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캘리포니아주 코첼라에서 열린 야외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코첼라/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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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 인근에서 총기와 탄창 등을 불법으로 소지하고 있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시엔엔(CNN) 방송은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수사당국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코첼라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 인근 교차로에서 산탄총과 장전된 권총을 불법 소지한 남성 벰 밀러(49)를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후 그는 보석금 5천달러(약 680만원)를 내고 풀려나 내년 1월2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시엔엔을 보면, 밀러는 유세장 근처에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가던 중 보안 검문을 받게 됐고 차량 내부에서 총기 두 자루와 대용량 탄창이 발견되면서 체포됐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보안관인 채드 비앙코는 “이 사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행사 참가자들의 안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 경찰이 아마도 세번째 암살 시도를 막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밀러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대답 대신 “그는 미쳤다”고 말했다. 보안관실은 밀러가 암살 시도를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밝히지 않으면서, 그가 여러 개의 다른 이름이 적힌 여권을 소지했으며, 가짜 번호판을 단 미등록 차량을 타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가 우익 반정부 조직원 구성원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연 야외 유세에서 토머스 매슈 크룩스(당시 20살, 현장에서 사살)가 쏜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스치는 피습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유세 현장에 있던 지지자 한명이 머리에 총알을 맞고 사망했다. 지난 9월에는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밖에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가 울타리와 덤불 속 소총 총구를 들이밀어 암살을 시도하려다 붙잡힌 사건도 있었다. 이후 비밀경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밝혔다. 연방 보안 당국 관계자가 현지 언론에 “(체포된 남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증거는 현재로써는 없다”는 입장을 냈고 미국 비밀경호국(USSS)도 연방수사국(FBI), 법무부와 공동 성명을 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회에서 아무런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연방 보안당국은 해당 사건을 여전히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제작자, 기자, 콘텐츠 프로듀서로 일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용의자 밀러는 공화당원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 2022년 네바다 주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고 낙선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지 언론에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총을 구매한 것이고, 검문소에서 경찰에 총기 소지 사실을 알렸다면서 “이런 비난은 완전히 헛소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밀러의 측근인 민디 로빈슨은 소셜미디어에 “(밀러가) 트럼프를 죽이려는 의도는 어디에도 없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비비시는 비앙코가 공화당원으로 이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비앙코가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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