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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부순 이스라엘군 "근처에 헤즈볼라 땅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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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에서 200m 거리에서 발견했다는 헤즈볼라의 지하 터널 입구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해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현지에 주둔 중인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를 부수면서 갈등을 고조시킨 이스라엘군이 13일(현지시간) 현장을 외신에 공개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유엔군 주둔지 인근에 헤즈볼라의 무기고 및 미사일 발사대와 이어지는 지하 터널이 있고, 국경 코앞에는 침투 공격을 위해 콘크리트 장벽 폭파 작전을 위한 은밀한 전초기지도 구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마련한 레바논 지상전 미디어 투어에 참여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인 블루라인 인근의 숲이 우거진 산비탈에서 2개의 터널 입구가 있었습니다.

바위투성이인 땅속으로 몇 미터 이어지는 터널에서 불과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의 전초기지에는 유엔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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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지중해에서 직선거리로 3㎞ 떨어진 라보네 마을 서쪽에 있는 이 땅굴이 헤즈볼라의 무기 보관소 또는 전투원 은신처로 이용되는 수백 개의 터널 가운데 일부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블루라인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산악지대의 개간지로 기자들을 안내했으며, 엄청난 양의 폭발물과 지뢰가 장착된 그곳을 헤즈볼라의 비밀 전초기지로 소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곳에서 찾아낸 지뢰, 영어 및 러시아어로 폭발물이라는 글귀가 적힌 금속 재질의 탄약 상자, 군화, 헬멧, 태양광 패널 등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이곳에는 성인 약 10명의 들어갈 수 있는 구덩이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헤즈볼라의 국경 콘크리트 장벽 폭파 요원들의 은신처라면서, 헤즈볼라가 오랫동안 이스라엘 북부 침공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세심한 준비를 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은 헤즈볼라의 힘과 능력을 감안할 때 만약 그들이 이스라엘 북부 침투 공격을 감행했다면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주도한 이스라엘 남부 공격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직후부터 자국 북부에 거의 매일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해 약 6만 명의 주민을 피란길에 오르게 한 헤즈볼라를 국경에서 멀찌감치 밀어내기 위해서라는 게 이스라엘이 밝힌 이 작전의 목적이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7일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헤즈볼라 본부에 맹폭을 가해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고, 사흘 뒤인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해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지상전에 돌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은 UNIFIL 벙커 외부 감시 카메라에 총격을 가하기도 했고, 평화유지군 기지 정문을 부수고 강제 진입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부대 진입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연막탄 등으로 평화유지군 대원 5명이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유엔은 이런 이스라엘군의 행위를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국제사회도 이를 거들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군이 헤즈볼라의 인질이 됐다는 주장을 펴면서 교전 지역에서 병력을 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국경 인근에서 발견된 이런 터널들이 헤즈볼라가 유엔군과 민간인 거주지 주변에 군사 인프라를 건설하고 은폐용으로 사용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 측은 국경을 따라 헤즈볼라의 무장 활동을 감시해야 하는 평화유지군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드라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UNIFIL은 열화상 센서나 레이더 등 정교한 탐지 장비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터널과 무기고를 포함한 모든 발견 대상을 분기별로 유엔 안보리에 보고한다. 우리가 위반 사항을 목격했다면 벌써 보고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유엔에서 평화유지군 업무를 관장하는 장-피에르 라크루아 사무차장도 지난주 "유엔군은 이미 평화유지군 주둔지 인근의 헤즈볼라 병력 존재와 이에 따른 이스라엘군의 공격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헤즈볼라는 유엔군 주둔지 근처에 지하 터널이 있다는 의혹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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