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군 철수할 시간" 압박
유엔측은 현위치 고수한다고 못 박아
레바논 및 국제사회 한 목소리로 이스라엘 비난 "국제법 무시"
11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마르자윤에서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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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달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의 유엔평화유지군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며 철군을 요구하자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유엔 측은 이스라엘의 요구에도 주둔군을 옮기지 않겠다고 강조했으며,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한다고 비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베나민 네타냐후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제 헤즈볼라의 요새와 전투 지역에서 유엔군을 철수할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군은 전부터 이를 반복적으로 요청했으나 계속 거절당했다”면서 유엔군 주둔이 “헤즈볼라 테러리스트에게 인간방패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지난 10일 레바논 국경도시 나쿠라의 유엔군 진지에 전차포를 발사해 관측탑을 파괴했다. 당시 공격으로 인도네시아 국적의 유엔군 2명이 다쳤다. 나쿠라 인근에서는 11일에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가운데 1명의 유엔군이 유탄에 맞아 수술을 받았으며, 스리랑카 국적 유엔군 2명이 관측소 인근 포격으로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13일 성명을 내고 이날 이스라엘군 전차 2대가 레바논 라미야 지역의 유엔군 기지 정문을 부순 뒤 기지로 진입했다며, 약 45분 동안 머물다 떠났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70년대부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소탕을 이유로 여러 차례 레바논을 침공했고 2000년에야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유엔은 레바논의 요청에 따라 1978년부터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을 파병해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을 억제 중이다.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레바논을 다시 침공한 이스라엘은 유엔군을 상대로 거듭 비키라고 요구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12일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의 임시 철수선이자 사실상 레바논과 국경 역할을 하는 ‘블루라인’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테넨티는 이스라엘이 "블루라인 상의 현 위치에서 철수하거나 최장 5㎞까지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만장일치로 머문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국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을 지켜보고 있던 나집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13일 성명에서 “UNIFIL을 상대로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이스라엘과 네타냐후의 주장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을 상대로 UNIFIL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국제법을 따르지 않는 적들의 행태가 새로운 장 이르렀다는 의미”고 주장했다. 같은날 구테흐스도 성명을 내고 "평화유지군에 대한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포함한 국제법 위반이고, 전쟁범죄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UNIFIL 관련 국가들은 이스라엘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과 이탈리아, 인도, 프랑스, 중국 등 40개국은 12일 공개된 공동 성명에서 “UNIFIL과 관련된 최근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UNIFIL의 주요 파병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네타냐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유엔군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역시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유엔군 공격 보도에 우려를 표했다. 갈란트는 해당 통화에서 유엔군 피해를 최소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13일(현지시간) 레바논 키암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교전 가운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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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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