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성스러운 수산나'에서 예수가 수녀의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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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공연된 한 오페라의 작품 수위가 너무 높아 공연 도중 관객들이 구토하고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벌어졌다.
1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성스러운 수산나’(Sancta Susanna)를 관람하던 관객 18명이 쇼크 증상 등을 호소했다.
이 오페라는 독일 초기 현대음악의 거장인 파울 힌데미트가 작곡한 작품으로, 엄격한 수도원에서 본능을 절제하며 생활하던 수녀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발견하는 내용이다. 1921년 작곡한 이 공연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초연 때도 신성 모독 논란을 일으켜 공연이 한 해 미뤄졌다.
기독계 반발로 금기시됐던 이 공연은 지난 5일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성스러운 수산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안무가 겸 연출가 플로렌티나 홀칭거(38)의 각색으로 파격성이 더해졌다.
여성 출연진이 노출을 하거나, 옷을 벗은 수녀끼리 성관계를 하고, 예수 분장을 한 성악가가 미국 래퍼 에미넴 노래를 부르게 하는 등의 장면이 연출됐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표현하기 위해 무대 위 가짜 피가 낭자하는 장면도 넣었다.
공연 전 ‘이 작품은 노골적인 성행위, 성폭력 등의 요소가 포함됐다’는 경고가 있었음에도 공연 중 일부 관객은 결국 메스꺼움을 느끼고, 실신했다.
오페라 공연 관계자는 “지난 5일에는 8명, 6일에는 10명의 관객을 공연장 측에서 돌봐야 했다”며 이들 관객중 3명은 공연장으로 온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성스러운 수산나'에서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표현하는 장면./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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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관계자는 “모든 관객이 사전 경고를 주의깊게 읽고 공연을 관람할 것을 권장한다”며 “공연 중 보기 힘든 장면이 나온다면 시선을 잠시 돌리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작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연됐을 당시에도 오스트리아 교회 인사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잘츠부르크 대주교 프란츠 라크너는 “신자들의 종교적 감정과 신념을 심각하게 손상시킴으로써 자유로운 예술적 표현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반면 한 평론가는 “매우 창의적인 원작의 해석이었고 놀라운 연출력을 보여주었다”고 극찬했다.
논란 속에 이 오페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기존 최고 조회수가 3만8000여회였던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극장 유튜브의 ‘성스러운 수산나’ 관련 영상은 조회수 67만을 돌파했다.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남은 공연에 이어 다음달 베를린 공연을 앞두고 있는 ‘성스러운 수산나’는 전석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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