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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스라엘, 가자 북부 공습 재개…“북부 주민 ‘청소’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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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2일(현지시각) 가자 지구 북부의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이스라엘군 공습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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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굴욕 속에서 죽기 위해 도망치는 것을 거부한다. 죽음은 죽음이다. 여기서 죽든 다른 곳에서 죽든 같다. 그러니 우리 집에서 품위있게 죽겠다.”



부모와 형제자매, 조카와 함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 살고 있는 마리암 아와드(23)은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북부 공습을 피해 남부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한 이후에도 그들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가자지구 북부에 남아있는 약 40만명 대부분이 아와드와 비슷한 이유로, 또는 남부로 이동할 수단이 없어 그대로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와파 통신은 이날 전날인 10일 밤 이스라엘군 전폭기가 자발리야의 아파트를 공습해 최소 2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보면, 직원 5명도 북부 지역 난민 캠프에 갇혀있다.



지난달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소탕을 내세우며 레바논을 융단 폭격한 이스라엘군은 세계의 관심이 레바논으로 이동한 사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하마스의 재건 움직임을 포착했다며 가자지구 북부 공습을 재개했다.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지 약 일주일 만에 팔레스타인 주민 220명 이상이 숨졌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11일 밝혔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9일 가자지구 북부로 가는 주요 원조 통로가 폐쇄되었고, 대피 명령으로 인해 조리실(식당) 운영을 할 수 없어 식량 분배가 어려운 상황이며 지속될 경우 100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엔엔(CNN)은 유엔세계식량계획이 8월에는 약 700대의 구호트럭이 가자 북부에, 9월에는 400대의 구호트럭이 가자 북부로 들어올 수 있었지만 이달 들어 한 대의 트럭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달 초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도 9월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물품이 지난 3월 이후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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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가자 북부 가자시티에서 짐을 싣고 대피하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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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의 팔레스타인들을 남부로 밀어내는 전략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비비시(BBC)는 이스라엘의 은퇴 고위 장교 그룹이 내놓은 ‘장군 계획’에 따라 가자 북부를 “청소”하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그룹을 이끄는 이스라엘 전 국가안보고문인 지오라 에이랜드는 비비시에 “우리는 이미 지난 10개월 동안 가자 북부를 포위했기 때문에, 가자 북부에 여전히 살고 있는 주민에게 이 지역을 떠나게 하도록 10일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에 모든 지역은 군사 지역이 될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들이 전사이든, 민간인이든 항복하거나 굶어죽는 두 가지 선택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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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 국가안보고문인 지오라 에이랜드가 이스라엘에서 비비시와 인터뷰 중인 모습. 비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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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언론 하레츠의 언론인은 기드온 레비는 알자지라에 “이스라엘 정부의 목표는 가자지구 북부의 팔레스타인인을 모두 몰아내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미국이 지원하는 한 그들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를 ‘청산’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레바논 전쟁과 이란과의 긴장 관계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을 때 이스라엘은 이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력이 무너졌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왜 계속 그러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유대교의 명절인 욤 키푸르(대속죄일)에 헤즈볼라가 로켓 등 300발 이상의 발사체를 쐈으며, 이스라엘에서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를 침공하는 지상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 교전하며 이 지역에 주둔 중인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다치는 일도 빈발하고 있다. 11일 밤 레바논 남부 나쿠라 기지 인근에서 유엔평화유지군 대원 한 명이 유탄에 맞아 수술을 받는 등 최소 5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유엔평화유지군에 주둔지 재조정이라는 사실상 철수 요구를 하고 있으나, 유엔평화유지군은 거부 중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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