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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가 89만원으로 인상…‘승부처’ 영풍정밀 매수가도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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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11일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일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에 나서면서 경영권 수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계열사 영풍정밀 주식 매수가를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하는 등 ‘지분전쟁’에 대대적인 공세로 들어갔다.

세계일보

고려아연 이사회가 열린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안내판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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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자사주와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일제히 샹한 것은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공개매수전’을 벌이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가로 고려아연 83만원, 영풍정밀 3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이보다 각각 6만원, 5000원 높은 공개매수가로 승부수를 띄웠다.

고려아연은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정정신고를 공시했다.

아울러 매수 주식 수는 전체 주식의 약 17.5%인 362만3075주에서 약 20%인 414만657주로 확대했다. 이는 고려아연 측에 가세해 전체 주식의 약 2.5%(51만7582주)를 매수하는 베인캐피털의 물량까지 더한 수치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약 3조6852억원으로 커졌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유통 물량이 15%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우호 지분을 더해 전체 지분의 36.2%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편인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를 보유하고 있는데, 기보유 자기주식(2.4%), 장기보유를 지향하는 국민연금 지분(7.83%),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지분(5.9%)을 제외하면 유통 물량이 15% 안팎이라는 계산이다.

고려아연은 공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 의결 사항은 시장 상황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가 주가가 66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지난 2일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 방침을 밝혔다. 다시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매수가를 83만원으로 올렸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8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영풍·MBK 연합은 다음 날 고려아연 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승부처다.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 1.85%를 빼앗아 오면서,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앞서 지난달 13일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을 최소 조건 없이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를 주당 2만원에 공개 매수에 나섰다.

이후 영풍정밀 주가가 2만원 이상으로 오르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26일 매수가를 2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주식 393만7500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25%)를 3만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영풍·MBK 연합 역시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가를 3만원으로 올린 상태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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