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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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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주인공 막내시민군 문재학 엄마 “한강 작가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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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작전 직후 노먼 소프 기자가 촬영한 안종필(앞)과 문재학군의 주검. 문군은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이다. 문체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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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우리 재학이는 물론이고 5·18을 세계에 알리니 너무 감사하죠.”



11일 광주 5·18항쟁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문재학(사망 당시 16살)군의 어머니 김길자(84)씨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연신 “감사하다”고 표현했다. ‘5·18 막내시민군’으로 불리는 문군은 초등학교 동창 양창근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김씨의 만류를 뿌리치고 시위에 참여했다. 문군은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진압작전 때 친구 안종필군과 함께 계엄군의 총탄을 맞고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한 작가가 소설을 쓰기 전 만나러 온 적이 있다”며 “그동안 5·18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광주가 노력했지만 큰 성과가 없던 상황에서 한 작가가 크게 도움을 주니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 작가가 태어난 광주 북구 중흥동과 모교 효동초등학교는 축제 분위기였다. 한 작가는 1970년 광주 북구 중흥동에서 태어나 효동초를 다니다가 4학년 때 서울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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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 효동초등학교 외벽에 11일 이 학교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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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동초는 정문 인근 건물 벽에 가로 6.5m, 세로 3m 크기 대형 펼침막을 설치해 한 작가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날 오전에는 중앙일간지의 1면 기사를 갈무리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을 알리고 작품 세계를 알아보는 수업을 가졌다. 교직원들은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5·18 등 국가폭력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택구 효동초 교장은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을 듣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모두 감격스러운 분위기”라며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수상을 통해 글이 가진 힘과 영향력을 학생들이 온전하게 느끼는 배움의 동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교에서 도보로 5분쯤 걸리는 한 작가의 중흥동 생가터는 휴대전화 판매점이 들어서며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중흥동 주민들은 뿌듯하다고 했다. 허경무(60)씨는 “광주의 자랑이자 북구의 자랑이고 특히 중흥동의 자랑”이라며 “어린이들이 큰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제2, 제3의 한강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청 외벽에도 ‘광주 북구 출신 소설가 한강 2024 노벨문학상 수상’이라고 써진 펼침막이 걸렸다.



5·18기념재단은 공간을 마련해 소설 ‘소년이 온다’의 본판, 10주년 기념판, 영문판 전시에 나섰다. 재단은 현재 서점마다 품절 현상이 이어지는 ‘소년이 온다’를 10여권 확보해 방문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5·18재단은 보도자료를 내어 “1980년 5·18 광주를 넘고 전국을 넘어 과거 국가폭력의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기쁜 일”이라며 “한강 작가, 관계자와 협의해 5·18 정신을 확산시킬 수 있는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광주문학관, 시립도서관 등에서 ‘시민과 함께 한강 읽기강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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