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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제2의 ‘탁구게이트’는 없다? 이재성 “후배들에게 태도 전하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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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0일(현지시각)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재성(오른쪽)과 두 번째 골을 넣은 오현규(왼쪽)가 2대0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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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전 완승을 끌어낸 이재성(32‧마인츠)과 오현규(23‧헹크)가 승리의 비결로 ‘한데 뭉친 선수들’을 꼽았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현지시각)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에서 전반전에 나온 이재성의 헤더 선제골과 후반전에 나온 오현규의 추가 골로 2대0으로 승리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날 전반 중반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상대의 거친 태클 등으로 실려 나가는 겹악재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순간 ‘베테랑’ 이재성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확 바꿨다.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 친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재성은 어느새 국가대표로 활약한 지 10년째다.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흥민이 특유의 골 결정력으로 대표팀을 이끈다면 이재성은 베테랑답게 상황마다 팀이 필요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에 기여해왔다.

이재성은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요르단 원정은 쉽지 않은 경기인데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 똘똘 뭉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추가 골을 넣은 오현규 등 ‘젊은 피’ 후배들을 칭찬했다. 이재성은 “손흥민을 대신할 (어린) 선수들이 잘해줬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밝다”고 했다.

다만 “그 가운데에서 후배들에게 대표팀에서 가져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후배들의 실력을 인정하되, 팀워크를 해치는 건 경계하는 듯한 말을 했다.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불거진 대표팀 내 분열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지난 2월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강인과 정우영, 설영우 등 일부 젊은 선수들이 저녁을 일찍 먹고 탁구를 치자 손흥민이 팀 단합 시간으로 삼는 식사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개인행동을 하는 것을 나무라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대표팀 내 신구(新舊) 세대 갈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손흥민과 김영권, 이재성 등 30대 선수 그룹과 이강인과 정우영, 설영우, 오현규 등 20대 초반 그룹이 각각 훈련 때마다 따로 몰려다닌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이강인은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사과했고,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했다. 이에 손흥민은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했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후 대표팀 선수들은 마음을 한데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늘 ‘원팀’을 강조해 온 홍명보 감독 역시 “재능을 헌신, 희생 위에 올려놓는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겠지만 이기심 위에 놓는다면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전에서 그 노력의 결실이 맺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장 완장을 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내가 이끈다는 생각보다는 팀원들끼리 잘 대화해서 팀으로서 잘하려고 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선수단 분위기는 아주 좋다. 그런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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