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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거실에 두고 싶네, 산소 내뿜고 전기도 생산하는 ‘인공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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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도 공급하고 전기도 생산하는 인공식물이 개발됐다. 잎이 5개인 인공식물(왼쪽)이 생산한 전기로 엘이디 전구를 켜는 데 성공했다. 최석현 빙햄튼대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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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인류의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가장 큰 환경 위험 가운데 하나로 공기의 질 악화를 꼽는다.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공기 질을 충족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실내는 실외보다 공기 질이 더 좋지 않다.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인체의 신진대사와 요리, 난방, 청소 같은 일상 활동을 통해 다양한 오염 물질이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선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해줄 필요가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창문을 자주 열어주는 것이지만 공기정화 시스템과 식물도 공기 질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기정화 시스템은 비용이 많이 들 뿐더러 관리가 번거롭고 식물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미국 뉴욕 빙햄튼대 최석현 교수(전기·컴퓨터공학)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인공식물을 개발해 과학학술지 ‘첨단 지속가능 시스템’(Advanced Sustainable Systems)에 발표했다.



이 인공식물은 햇빛 대신 실내 조명 아래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것과 함께 전기도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기능을 한다. 아직까지는 실험실 차원이지만 실용화될 경우, 미래의 실내용품으로 유망해 보인다.



애초 미생물 연료전지를 개발하던 최 교수는 “재미 삼아서” 5개의 생물 태양전지와 광합성 생물인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를 이용해 인공 잎을 만들어본 것이 이번 연구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생물 태양전지란 말 그대로 광합성 미생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를 말한다. 생물 태양전지는 시아노박테리아를 주입한 양극, 음극, 이온막으로 이뤄져 있다. 연구진이 선택한 시아노박테리아는 시네코시스티스(Synechocystis sp. PCC 680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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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산소와 전기를 생산하는 인공식물. b) 실내 조명과 물, 영양분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 c) 5개의 인공 잎을 직렬로 연결한 모습. 인공 잎은 줄기를 통해 물과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d) 시아노박테리아가 주입된 양극, 음극, 이온 교환막으로 구성된 생물 태양전지 구조도. 시아노박테리아는 광합성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DOI: 10.1002/adsu.2024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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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시스템 잠재력 확인





인공 잎을 좀 더 쓸모 있게 활용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연구진은 5개의 인공 잎으로 인공 식물을 만들었다. 인공 잎에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줄기는 흡습성 재료(젤라틴-키토산 하이드로젤)로 만들었다. 이 줄기는 실제 식물과 마찬가지로 증산 및 모세관 작용을 통해 물과 영양분을 생물 태양전지로 공급해준다.



연구진은 광합성 과정에서 전기가 생성되는 점에도 주목했다.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물에서 전자 흐름을 유도하여 산소와 포도당을 생성한다. 이 전자를 전지로 끌어들이면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



인공식물은 진짜 식물과 마찬가지로 화분에 놓는다. 이는 생물 태양전지에 있는 시아노박테리아가 광합성을 하는 데 필수적인 물과 영양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최 교수는 이메일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인공식물도 식물 광합성처럼 물이 필요하다”며 “다른 몇가지 영양분도 주기적으로 공급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인공식물은 이론적으로 식물의 광합성과 같기 때문에 물과 햇빛과 이산화탄소가 있으면 계속 영양분을 만들어내고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장기적 연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공급되는 물과 빛, 이산화탄소의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박테리아 수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인공식물을 시험한 결과 각각의 생물 태양전지는 0.25V의 전압과 최대 9µW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전지가 직렬로 연결된 1개 잎은 1.0V의 전압과 최대 전력 46µW를, 5개 잎으로 이뤄진 인공식물은 2.7V의 전압과 최대 140µW(0.14mW)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렇게 해서 1개의 인공 잎은 온도계, 1개의 인공식물은 탁상 엘이디 전구를 작동시킬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 인공식물이 놓인 작은 실내 공간(40×28×30cm)의 이산화탄소 수치가 5000ppm에서 500ppm으로 낮아지고, 산소 수치는 13.2ppm에서 22.9ppm으로 높아지는 공기 질 개선 효과도 확인했다.



그러나 인공식물을 실제 가정용 전기전자제품의 동력 공급원으로 쓰려면 재료나 장치 구조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간단한 전구를 밝히는 정도만 구동했지만, 1밀리와트(mW) 이상의 전기를 발생시키게 되면 간단한 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며 “공기 질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 10.1002/adsu.202400401



Cyanobacterial Artificial Plants for Enhanced Indoor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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