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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우리 홈쇼핑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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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GS샵이 직수입하는 여행가방 델시. GS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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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이 젊어지고 있다. 모든 필요를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세대를 겨냥해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강화하고 브랜드와 감성적으로 연결되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타기팅해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다.

정체 상태에 빠진 홈쇼핑 업계가 콘텐츠 혁신을 통해 다시 한번 상거래의 중심 채널로 부상할지 기대된다. 지난달 CJ온스타일 앱 방문자 수가 크게 늘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9월 CJ온스타일 방문자는 총 266만여 명으로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 종합몰 앱 방문자 순위 1~8위에 오른 여타 업체는 방문 고객 수가 역신장하거나 1%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유통업계에서는 CJ온스타일의 성장세가 '엔터커머스'(엔터테인먼트+커머스)로의 변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CJ온스타일은 최근 배우 한예슬과 안재현, 가수 소유와 선예 등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스타를 콘텐츠 MC로 내세웠다. 기성세대에게 인지도가 높은 기존 TV홈쇼핑 쇼호스트 대신 20·30대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연예인을 진행자로 발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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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 '소유진쇼'는 40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해 가족의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을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GS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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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콘텐츠는 TV 대신 CJ온스타일 앱과 웹페이지, 유튜브에서 송출되게 했다. 단순 상품 소개가 아닌 MC가 자기 취향과 관점을 드러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형식을 지향한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패션 프로그램 '한예슬의 오늘 뭐 입지'의 페이지뷰(PV)는 40만회에 달했고 지난 한 달간 CJ온스타일 라이브방송 전체 거래액도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샵도 스타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배우 소유진을 내세운 방송을 전개하고 있다. 40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선보인 '소유진쇼'는 가족의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종합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능숙한 요리 솜씨에 창의성을 더한 요리를 선보이는 방송인 이상민도 GS샵에서 간편식 브랜드 '이상민 궁키친'을 소개하고 있다. 갈비탕, 새우, 주꾸미, 돼지국밥 등 4개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반년 만에 누적 주문액 6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달 배우 이유리를 활용한 신규 프로그램 '요즘쇼핑 유리네'를 론칭했다. '무조건 유리하게'를 슬로건으로 생활용품, 식품 등 30·40대 주부들을 위한 '실속템'을 선보인다. 홈쇼핑 인기 상품을 비롯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 난 아이템을 직접 사용해본 뒤 상품을 구성하는 콘셉트다. 실시간 채팅 '바로TV톡' 건수는 1200건을 넘어서며 일반 식품 방송 대비 5배 이상 참여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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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쇼호스트와 가상 팝업스토어 등 새로운 기술도 홈쇼핑 트랜스포메이션의 한 축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 8월부터 자사 모바일 앱과 웹에서 릴레이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온라인 팝업스토어는 실제 오프라인 반짝매장에 방문한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 이용자는 팝업스토어를 실제로 돌아보는 듯한 입체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달 가상 팝업스토어에선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와 손잡고 제작한 패션 페이크 다큐 콘텐츠 '터닝 포인트'를 공개한다. 30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계정 '숏박스'의 멤버 김원훈, 개인 채널로만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김해준 등 메타코미디 멤버가 등장한다.

GS샵은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 7월부터 업계 최초로 방송 스튜디오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AI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 방송하는 듯한 효과를 만들거나 바다 전망 리조트 로비를 연출하며 주목도를 높인다. 지난달엔 AI 기반으로 고객 쇼핑 경험을 최적화하고 TV와 모바일을 통합하는 대규모 앱 개편을 단행했다. 앞으로는 AI가 고객 행동에 최적화해 GS샵 앱을 보여주며 '고객 맞춤형'으로 앱을 구성한다. 고객이 평소에 자주 사거나 관심을 갖는 상품을 더 많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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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스타일링을 도와주는 사례도 있다. 현대홈쇼핑에서는 방송 중 시청자가 "빨간 스커트와 해당 상품을 매칭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식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스타일링을 제시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아쇼라'(서아랑의 쇼핑 라이브)에서는 이미지 생성형 AI 기술에 기반해 고객 요청대로 옷을 배합한 모습을 3차원(3D) 이미지로 실시간 보여주는 '3D 스타일링' 코너를 마련했다.

SK스토아는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AI 큐레이션 커머스 티딜에 올해 6월 입점했다. 티딜은 빅데이터 분석과 AI 추천 기술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 상품을 문자메시지로 추천해주는 쇼핑 서비스다. 고객의 쇼핑 선호도와 관심사에 따른 맞춤형 상품이 문자메시지로 제공되면서 소비자는 시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자체 캐릭터를 앞세워 고객과 소통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열성 팬 170만명을 확보한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이 대표적이다. 2018년부터 유튜브로 인지도를 쌓은 벨리곰은 현재 테마파크 체험시설을 오픈할 정도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지난 8월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벨리곰 체험시설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을 오픈했는데 개장 이후 1시간이 넘는 대기줄이 이어졌다. 태국, 대만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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