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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병장보다 월급 적은데 때려치우련다”…육군 부사관 전역자가 임관보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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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하사·소위 경쟁률 모두 하락세


매일경제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지난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국군 지상전력 장비들이 시가행진을 펼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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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육군에서 전역한 부사관 수가 새로 임관한 부사관(하사)의 약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군 이래 역대 최고 격차인데 열악한 복무 여건과 박한 처우가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육군에서 전역한 전체 부사관 수는 317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 기간 하사로 임관한 부사관 수는 1280명에 그쳤다.

전역 부사관 수는 지난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임관 부사관 수보다 적었다. 4830명이 전역하고 3360명이 임관한 지난해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올 한 해 자진해서 전역을 신청하는 부사관 인원 규모도 역대 최대치일 전망이다.

육군에서 정년이 남았는데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중도 전역을 신청하는 중사·상사도 ▲2021년 658명 ▲2022년 895명 ▲2023년 1275명 등 순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전역을 신청한 중사 또는 상사의 수가 이미 1204명에 달했다.

중도 이탈 현상은 부사관뿐 아니라 장교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경우 임관과 동시에 10년 장기 복무자로 분류됨에도 5년 차 중도 전역 지원자 수가 지난해 29명에서 올해 56명으로 1.9배 늘었다.

같은 기간 해군사관학교 출신도 13명에서 29명으로 약 2.2배, 공군사관학교 출신도 6명에서 23명으로 약 3.8배 급등했다. 사관학교 출신은 진급과 요직 선발에 있어 비교적 유리함에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군 내부에서도 사상 초유의 상황이라는 평가다.

부족한 자리를 군무원으로 대체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육군 전방부대에 보직된 총 3514명의 신규임용 군무원 중 휴직을 신청한 군무원이 648명, 면직 군무원이 896명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절반가량이 휴·면직을 신청하면서 이들이 담당하던 업무는 기존 간부들이 떠안는 구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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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지난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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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을 나가는 사람은 많은데 들어오려는 이는 줄었다. 하사·소위 선발 경쟁률은 통상적으로 약 3대 1을 유지해왔으나, 올해 전반기 기준 육군 부사관 경쟁률은 1.9대 1에 그쳤다. 육군 학군장교(ROTC) 후보생 경쟁률도 1.8대 1로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간부들의 이탈이 급증하는 데는 열악한 처우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각종 훈련 때 병사와 달리 간부는 자비로 식사를 구매해 먹어야 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국방부가 이를 해결하고자 ‘간부훈련급식비’를 증액 요청했음에도 기재부안에서는 도리어 삭감됐다.

‘당직근무비’ 인상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군 간부들이 관사에 입주할 때 청소비·도배비 등을 지원하는 ‘주거환경개선비’ 요청도 전액 미반영됐다.

유 의원은 “내년도 병장 급여와 각종 세금을 제한 초임 하사 계급의 실수령을 비교해보면 역전 현상이 일어나 상대적인 박탈감을 하소연하는 군 간부들이 많아졌다”며 “병사들의 처우만 계속 나아지고 있으니 간부들이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 처우 개선을 통한 유인책이 시급한데 지속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당직근무비와 간부훈련급식비, 주택수당 등의 예산이 올해 규모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간부들 사이에서 ‘이러다 다 망하게 생겼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유 의원은 오는 8일부터 시행되는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군이 처한 실상을 짚어보고 정부와 군 당국에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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