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산페르난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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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수천명을 숨지게 해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사를 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정치에 복귀한다.
7일(현지시각)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필리핀 민다나오섬 다바오에서 내년 5월 치러질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 등록 서류를 냈다고 가디언과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다바오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전 20년 넘게 시장직을 맡았던 그의 고향이다. 다바오 현재 시장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아들인 세바스찬 두테르테이다. 그는 내년 선거에 부시장 후보가 되어, 아버지의 러닝메이트로 뛸 예정이다.
국제형사재판소는 2016년 7월부터 20만번 이상의 마약 단속 작전을 벌이며 최소 6천여명을 재판을 거치지 않고 처형한 혐의(인도에 반한 죄)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경찰들에게 마약 단속 때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 혐의자를 사살하라고 공개적으로 명령했다. 가디언은 당시 대규모 마약 단속으로 숨진 사람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인권단체들은 즉결 처형된 사람은 정부 집계보다 훨씬 많은 수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 다바오 시장 시절에도 수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마약 단속을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철권통치’는 국제 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다바오에선 여전히 인기 높다고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그곳에서 재선된다면 가족의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하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는 필리핀의 부통령이다. 그는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러닝 메이트로 출마해 지난 2022년 당선됐지만, 이후 마르코스 대통령과 갈등을 겪으며 지난 6월 교육부 장관직 등에서 사임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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