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는 지난 5월29일 영락교회 본당 앞에서 70년 전 개교식 사진과 동일한 구도로 사진을 찍었다. 숭실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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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가 개교 127주년과 서울에서 다시 세워진 지 70주년을 맞아 학생과 교수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동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재학생 및 교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소그룹채플 컨퍼런스를 가졌고 오는 10일에는 한경직기념관에서 기념예배와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축하만찬이 진행된다. 또한 10일부터 오는 12월30일까지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선 해외 기독교 유물 특별전, 10월28일 김덕윤예배실에서는 학술대회 ‘평양에서 서울로’, 11월26일 저녁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형남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1897년 평양에서 시작된 숭실대는 1938년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자진폐교를 단행했고 1954년 서울에서 영락교회 예배당을 임시교사로 사용해오다 1957년 상도동 캠퍼스 시대를 맞아 오늘날까지 교육기관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숭실대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우리 근대사와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헌신해온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전수미 숭실대 대외협력실장은 “1969년 국내 최초로 컴퓨터공학 교육을 시작했으며 1970년 국내 최초로 전자계산학과, 1987년 중소기업대학원, 1991년 인공지능학과, 1996년 정보과학대학, 2005년 IT대학을 설립하는 등 서울 재건 이후 지난 70년간 우리나라 대학 교육을 선도해온 숭실대는 ‘최초’의 어제에서 ‘최고’의 내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0일부터 12월30일까지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 열리는 해외 기독교 유물 초청전 포스터. |
1902년 ‘기계창’(기계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공장) 설립으로 한국 최초 산학협력 모델을 도입한 숭실대의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출신 전문가를 겸임교원으로 채용하고 우리은행, 국민은행 재직자 대상 인공지능(AI)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재직자 재교육형 계약학과인 ‘첨단융합안전공학과’를 설립했다. 스마트팩토리, 로봇,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안전 분야 전문 인재 100여명을 오는 2030년까지 배출할 계획이다. 전수미 대외협력실장은 “산학협력을 통해 첨단 산업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는 LG유플러스와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인 ‘정보보호학과’를 신설해 2024학년도를 시작으로 해마다 신입생 20명을 선발해 학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입학생들은 코드(Code)관리 역량, 모바일·데이터·AI 등 사이버 보안 영역 전반에 걸친 이론 및 실습 교육과정을 밟는다. 입학생 전원에게는 2년간 전액 등록금과 생활지원금을 제공하고 2학년을 마친 후 별도 전형을 거쳐 선발된 산학 장학생에게는 추가 지원금과 LG유플러스 입사 기회도 제공한다.
숭실대 정보보호학과는 “본 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4년제 학부 과정을 운영하는 최초 사례”라며 “최고 교수진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밀착형 정보보호 전문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숭실대는 재학생 및 소수 학생을 위한 지원도 다양하다. 한 학기 전체를 해외에서 봉사할 경우 학점 인정과 체재비를 지원하는 ‘7+1 장기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립준비청년과 북한이탈주민 출신 학생들의 적응과 경제적 어려움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과 장학금도 확대하고 있다.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 복지 지원에서는 국립특수교육원 실태평가에서 4회 연속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숭실대는 기독교 대학인 만큼 교육과정에 채플이 들어가는데 이 또한 학생친화적으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대규모 집합 예배 대신 소그룹 채플을 운영하고 있다. 8명으로 구성된 그룹에 멘토가 배정돼 자유롭게 토론하며 자연스럽게 신앙을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숭실대 교목실은 “학기마다 신입생 전체 인원인 3000여명이 소그룹 채플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생 만족도가 높다. 참여 학생들은 멘토 및 학우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야외수업 활동을 통해 학교 생활 적응에도 많이 도움이 됐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글로벌 포럼을 주최하는 등 국제교육 교류를 확대하며 재학생 및 외국인 유학생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숭실대는 교육부 주관 대학혁신지원사업Ⅰ유형(일반재정지원) 2차년도 성과평가에서 교육 혁신성과 ‘A등급’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A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평가 결과로 숭실대는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비로 약 97억원을 확보했다. 숭실대는 장기간 체계적인 교내 구성원 의견 수렴을 통한 전공자율선택제 도입, 다전공 친화적 교육체계 개편을 통한 다전공필수이수제 도입, 3-STEP UP 전 주기 학생지원체계 고도화 및 학생성장지원시스템(SSU-PATH) 구축, AI 학업 설계 지원 솔루션(META-Advisor) 도입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숭실대는 어떤 모집단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유형1)를 신설하고, 모집 정원의 17%(439명)를 2025학년도 신입생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전수미 대외협력실장은 “숭실대는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과 연계해 학생 전공선택 및 진로 내실화, 지역 및 산학연계 등 다양한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과 인센티브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연구, 산학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과 대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희경 기자 ahyun0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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