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공사 총괄' 김오진 "기억 안 나 나도 안타깝다"

핵심요약

김오진 전 국토차관 국토부 국감에 증인 출석
김 여사가 21그램 추천했는지에 "그런 사실 없다"
질의마다 "모든 내용이 보안사항"이라며 함구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 연합뉴스

대통령 관저 공사를 총괄했던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은 21그램을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건희 여사가 추천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 없다"고 확언했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차관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김 여사와 21그램의 관련성에 대해 집중 추궁당했다. 관저 공사 당시 대통령비서실 관리비서관으로 공사를 총괄했던 그는 "인수위, 경호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다수의 업체가 추천돼 보안능력을 따져 업체가 선정됐다"고 감사원 감사 결과와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김 전 차관은 진보당 윤종오 의원의 관련 질의에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21그램 추천자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아직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말씀드리지 못하는 게 저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추천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 없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이 '그런 사실이 없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이상하다'고 지적하자 김 전 차관은 "당시 관저는 중요한 일이기는 했지만 후순위였고, 집무실 이전이 더 급선무였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은 관저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변경된 과정에 김 여사가 관여했는지 캐물었다. 이에 김 전 차관은 "결정 과정이나 결정 사항은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게 굉장히 부적절하다. 모든 관련 내용이 보안사항"이라고 답을 피했다.

21그램 선정 과정에 김 여사의 역할이 있었는지를 묻는 안 의원에게 김 전 차관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거나 "고도의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관저에 대해 소상히 말할 수 없다"고 피해갔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김건희 여사. 류영주 기자·연합뉴스

같은 당 윤종군 의원으로부터 '추천자가 누구인지 기억하기 때문에 김 여사는 아니었다고 답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는 "모르니까, 기억이 안나니까 안난다고 했다"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은 '김 여사에게 관저 공사 관련보고를 했느냐'(민주당 이연희 의원)는 질문에는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 보고를 했다, 안했다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추천자는 몰라도 결정자는 있을 텐데, 그게 김 여사 아니냐'(민주당 정준호 의원)는 추궁에는 "그런 내용을 말하는 게 맞지 않다. 이다, 아니다 말 못한다"고 함구했다.

야당은 김 전 차관의 답변 태도를 두고 "보안 때문에 불법 행위가 합리화되느냐"(이연희 의원), "공직자의 양심에 맞게 답하라"(윤종군 의원)고 질타했다.

김 전 차관은 대통령실 재직 뒤 지난해 국토부 차관으로 영전했다 반년만에 퇴임하고 총선에 도전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됐다. 그러다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공모에 응모했고, 현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검증 단계까지 진출해 있다.

일련의 과정을 관저 관련 '보은인사'로 규정한 야당 의원들은 '기억도 제대로 못하는데 공항공사 사장을 할 수 있겠느냐'(윤종오 의원)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김 전 차관은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아닌 것같다"고 답했다.

'위법 전력이 있어도 김 여사 관련업무를 잘 수행하면 보은인사를 받는다'(민주당 염태영 의원)는 비판에는 "의원님의 주장으로 이해하겠다"고, '명예를 생각한다면 사장을 맡지 않아야 한다'(이연희 의원)는 지적에는 "인사 파트에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받아쳤다.

김 전 차관은 감사원으로부터 직접 징계 대신 '비위 사실의 인사혁신처 통보' 조치를 받았다. 공무원을 퇴직한 만큼, 추후 공직에 임용될 때 인사에 감안하도록 하는 조치다.

김오진 전 차관(비서관 C)은 감사원 감사과정에서 '정부와 밀접한 분들'의 추천을 받아 21그램(가나)을 공사업체로 선정했다면서도 추천자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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