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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귀여워졌으니 계급 상승” 9세 딸 쌍꺼풀 성형시킨 日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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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엄마의 권유로 쌍꺼풀 수술 중인 9살 여자아이. /VICE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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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딸에게 쌍꺼풀 수술을 시킨 한 일본 여성의 사연이 국내 온라인상에서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일 온라인상에는 미국의 뉴미디어 ‘바이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성형수술 받는 일본 아이들’(Children Are Getting Cosmetic Surgery in Japan)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유됐다. 바이스 채널에 2022년 10월 26일 올라온 영상이지만, 뒤늦게 확산 중인 것이다.

영상에는 9살 나이 딸에게 성형수술을 권유한 엄마 사연이 등장한다. 가고시마현에 거주하는 루치는 딸 미치가 콤플렉스를 가진 채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아 성형수술을 시키게 됐다고 말한다. 루치는 “저는 18세에 성형을 했는데 더 빨리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이가 들어서 성형하면 주변에서 ‘성형했네’라고 말하지만, 어릴 때 하면 이미 그런 얼굴인 줄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루치는 40만엔(약 360만원)을 들여 미치를 수술대에 올렸다. 당초 쌍꺼풀 수술은 20분안에 끝나야 했지만, 마취가 잘 듣지 않은 탓에 2시간이나 걸렸다. 수술 중 미치가 고통스러운듯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드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루치는 “내가 예쁘다고 생각한 여자 중에 쌍꺼풀이 없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쌍꺼풀이 있어야 귀엽다. 쌍꺼풀이 있는 게 미의 기준”이라고 답했다.

네티즌들이 ‘학대 아니냐’ ‘유해한 부모’ 등의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루치는 “쌍꺼풀이 생기는 게 뭐가 나쁘냐”며 “단지 딸이 더 귀엽게 보이길 바랐다. 이제 계급 상승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루치는 그러면서도 “딸이 고통스러운 경험을 겪게 해 미안하다”며 “성형수술 끝나고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니 딸이 ‘엄마 울지마. 나를 귀엽게 해주기 위해 돈을 다 썼잖아’라고 말하더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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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등 일부 지적에 대해 루치가 "쌍커풀이 생기는 게 뭐가 나쁘냐"며 "단지 딸이 더 귀엽게 보이길 바랐다"고 말하고 있다. /VICE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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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형외과 의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9살 딸에게 쌍커풀 수술을 시킨 내용의 영상을 보고 있다. /Doctor Gary Linko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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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영상을 본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 게리 린코프 박사는 작년 3월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제게 찾아오는 환자들의 연령은 평균적으로 35살”이라며 놀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 린코프 박사는 “어린아이들은 계속 성장하고, 그들의 얼굴은 아직 완전한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성형수술을 하면 감염과 흉터 및 눈과 관련된 모든 유형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일본이 이런 일을 허용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린코프 박사는 “도대체 확립된 미의 기준이라는 게 있느냐”며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모두 다르게 생겼다. 세계에는 다양한 아름다움이 있는데, 미의 기준을 하나로 정하는 건 잘못된 접근”이라고도 했다.

한편 일본은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쌍꺼풀 수술 등 미용의료 시술 및 관련 상담 건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12월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같은 해 일본 소비자청 산하 국민생활센터에 들어온 10대(만 19세 이하)들의 미용의료 상담 건수는 역대 최대인 252건으로 1년 새 2.7배 급증했다. 특히 중고생들의 상담 건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병원에 쌍꺼풀 수술 예약 등을 잡아놨다가 해약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사례가 많았다.

일본 구인구직 기업 리크루트의 ‘핫 페퍼 뷰티 아카데미’가 만 15~69세 일본인 남녀 1만 3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대 여성들이 수술·시술을 받게 된 동기는 ‘콤플렉스 해소’가 32.2%로 가장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10대와 20대 여성 약 50~53%는 미용 목적의 의료수술 또는 시술을 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나 위화감이 없다고 응답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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