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관리 돕는 연속혈당측정법
당뇨병 관리의 기본은 혈당 모니터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는 “당뇨병 합병증은 혈당 패턴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이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혈당 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연속혈당측정(CGM·Continuous Glucose Monitoring)이 보편화하고 있다. 안정적 혈당 관리를 돕는 연속혈당측정의 올바른 활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병 환자가 연속혈당측정기로 실시간 혈당 변동 상황을 확인하면 저혈당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할 수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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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혈당측정은 혈당을 5분마다 측정해 데이터로 저장·관리하면서 혈당의 변화 양상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최신의 혈당 모니터링 방법이다. 연속혈당측정은 1형 당뇨병 치료에서 글로벌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표준치료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다. 인슐린 주사 치료가 필요한 2형 당뇨병에서도 연속혈당측정을 통한 혈당 조절 개선 효과 등을 확인하면서 유용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매일 바늘로 손끝을 찔러 채혈하지 않아도 팔뚝·복부 등에 붙여놓은 센서를 통해 하루 288회씩 혈당을 측정하면서 언제, 어떤 상황에서 혈당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 같은 혈당 변동 패턴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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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목표 혈당 범위내시간 70% 유지를
혈당이 너무 높아도 낮아도 안 된다. 변동성이 큰 생체 지표인 혈당은 얼마나 많이 먹고(식사), 움직였는지(운동)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임수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로 변동성이 크면 췌장의 베타세포 등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당인 채로 지내면 서서히 전신 혈관이 병든다. 저혈당이 나타나면 쇼크 상태가 초래돼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당뇨병은 스스로 목표 혈당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장기 예후가 달라진다. 손가락 끝에서 혈액을 채취해 하루 4~8회 혈당을 측정하는 자가 혈당측정법은 사진처럼 혈당을 측정하는 당시의 혈당만 알 수 있다. 측정 당시에는 목표 범위 이내로 측정되더라도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을 측정하는 당화혈색소 역시 매일, 매시간 변하는 혈당 변동성은 알기 어렵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 이 연속혈당측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지은 교수는 “혈당을 직접 측정하기 힘든 야간 저혈당도 연속 혈당측정을 통해 확인하면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도 연속혈당측정으로 하루 중 목표 혈당 범위내시간(TIR)을 70% 이상으로 맞추도록 권고한다.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이상배 교수는 “TIR이 10% 줄어들면 당뇨망막병증 위험이 64% 높아지고 당뇨병 콩팥병으로 악화하는 지표인 미세알부민뇨 발생률이 40% 높아진다”고 말했다. 혈당 관리에 소홀하면 전신 혈관 손상으로 여러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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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 화살표로 혈당 변동 예측하고 대응
연속혈당측정기로 안정적인 혈당 관리를 시도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네 가지다. 첫째로 혈당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 확보에 신경 쓴다.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권혁상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는 활성사용 시간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하고, 최소 14일 이상 사용해야 유의미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둘째로 혈당 데이터를 자주 확인한다.
식사 전후 등 혈당 변동성이 큰 시간대의 변동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음식·운동 등에 따른 개인별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생활습관 교정이나 인슐린 투여 용량 등을 결정하는 데 긍정적이다. 박정환 교수는 “기록을 자주 확인할수록 스스로 생활습관을 교정해 목표 혈당 범위 안에 있는 시간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셋째로 혈당이 목표 범위 밖으로 벗어난 원인을 점검한다. 전지은 교수는 “저혈당, 식전 고혈당, 식후 고혈당 순서대로 살피고 생활습관 등을 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세 화살표를 활용해 30분 후 혈당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는 것도 좋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다면 단순 당이나 당지수가 높은 음식일 수 있어 해당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지방의 섭취 비율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이상배 교수는 “인슐린을 투여한다면 속효성 인슐린 감량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요일별, 시간대별 특징을 살펴본다. 실시간 혈당 수치 데이터가 1주일 이상 쌓이면 손끝 채혈로는 알 수 없었던 숨겨진 혈당 변동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를 위한 의료기기다.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을 잘 조절하면 체중 감량 등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권혁상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혈당 변동 폭을 최소화해도 섭취 열량을 줄이지 못하면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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