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대신 사장 택했는데”…20대 자영업자 5명 중 1명 ‘폐업’
창업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세심한 창업 지원과 양질의 일자리 공급에 힘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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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받은 국세청 '연령별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91만819명으로 2022년(79만9636명) 대비 13.9% 증가했다.
폐업 증가율은 지난 2019년 2.6%를 기록한 이후 3년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뒤 지난해 반등했다.
지난해 사업을 운영한 전체 개인사업자(가동사업자+폐업자) 대비 폐업자 수를 의미하는 폐업률은 9.5%였다.
사회초년생인 20대는 20.4%이었다. 창업에 뛰어든 청년 다섯명 중 한명 꼴로 폐업을 한 것이다.
30대 폐업률도 14.2%로 두 자릿수였다. 40대(9.9%), 50대(8.0%), 60대(7.0%), 70세 이상(6.7%) 등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높은 수준의 폐업률을 보였다.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도 대다수는 소득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2년 국세청 개입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1146만4368건 중 75.1%에 해당하는 860만9018건은 연간 소득이 1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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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셈이다. 이 중 소득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경우도 94만4250건이었다. 비중은 8.2%에 달했다.
취업문이 좁아 창업을 택하는 청년들이 늘었지만, 창업시장에서도 쓴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기업들이 채용을 점점 더 줄이면서 청년들은 과거보다 심화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잡코리아가 지난 8월 기업 인사 및 채용 담당자 2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하반기 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하반기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년(69.5%) 대비 27.4%포인트(p) 줄어든 42.1%에 그쳤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의 채용도 줄었다. 지난 8월 한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 대기업 채용담당자들의 57.5%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창업과 취업 모두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구직준비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실업자 수는 5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사람은 11만3000명으로 20.0%를 차지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청년 상인 육성과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된 '청년몰' 사업이 업체 10개 중 4개는 폐업 수순을 밟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청년몰 운영현황'과 '청년몰 입점 점포 월평균 매출' 자료를 보면, 2017년 청년몰이 출범한 후 최초 입점 점포 575개 중 올해 8월 기준 폐업한 점포는 235개로 약 41%에 이른다.
청년몰 사업 운영 현황을 보면 올해 8월 말까지 전국에 총 43개 청년몰이 창업하게 됐지만 8개는 폐쇄됐다.
정부의 적극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원 2년 이후부터 일부 입점 업체들의 매출은 급감하게 떨어져 폐업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박성훈 의원은 "일자리 부족으로 창업을 선택한 청년들이 치열한 자영업 경쟁에서도 버티지 못하고 있다"라며 "준비없는 창업은 곧 폐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의 세심한 창업 지원과 함께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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