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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강신욱 “‘국민체육진흥법’ 반드시 개정… 대한체육회장 후보는 도덕성 흠결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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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제42대 대한체육회장 후보 인터뷰

지방체육회 고통 경감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강조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의혹 제기된 유승민 후보

명확히 해명 못 하면 즉각 사퇴해야”

“운동선수 경력 ‘대학입시’에 긍정적 반영돼야” 강조

‘현장’의 중요성 내세워…“이야기 듣겠다는 의지 강해진다”

“국민생활체육을 담당하는 풀뿌리인 지방체육회의 책임만 있고 권한이 없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앞으로 지방체육회 기능이 상당히 왜곡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일보

강신욱 제42대 대한체육회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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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강신욱 후보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한 선거캠프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 개정 필요성을 내세우며 이같이 역설했다. 현행 조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범위 내에서 지방체육회의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상근직원 인건비나 관서운영 기본경비 그리고 사무시설의 임차료 등 지방체육회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포함되는데, 이를 ‘독소조항’으로 지적한 강 후보는 “17개 시도와 228개 시군구 체육회가 자치단체에서 받는 예산 규모는 (담당 지자체 예산의) 0.7%가 평균 수준”이라며 “지방체육회가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자체 예산의 0.7% 이상을 지방체육회에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의 개정을 내세운다.

초·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에게 학교라는 울타리가 주는 중요성을 부각하며 ‘최저 출석제’ 필요성을 부각한 강 후보는 ‘운동이냐, 공부냐’ 선택지가 기본인 교육 체계를 개선하고 운동선수 이력이 향후 진로에 보탬이 되게 하는 제도 당위성도 언급했다. 다른 후보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탁구협회 기부금 의혹’ 등이 제기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을 겨냥하듯 “대한체육회장은 ‘도덕성’에 흠결이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 중인 관련 의혹에 유 전 회장 측은 행정적인 부분의 실수이며 관련 자료를 스포츠윤리센터에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강 후보는 “유 전 회장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믿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후보와의 일문일답.

―4년 전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2위에 머물렀는데, 다시 선거에 나온 이유는.

“대한체육회장이 무보수고 봉사하는 격인데, 군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권한을 오남용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이전에 그런 사례를 몇 번 봤다. 이를 개선한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나섰지만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고, 체육계를 바로 세우려면 다시 노력하고 희생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

―박창범 후보를 제외한 다른 ‘반(反)이기흥’ 후보들과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어떤 문제가 있었나.

“이기기 위해서는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한다. 팬덤이나 소문을 경계하고 현장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단일화가 중요한 건 ‘이기흥 후보를 이겨 달라’는 체육인들의 강렬한 소망 때문이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본인이 앞서있다고 착각하고, 자신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다른 후보의 이야기를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내 주머니 털어 학생들 가르치고 선수들 키워 그들 앞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40년 동안 해왔다. 체육계로 돈 번 적 없고 사업도 해본 적 없다. 오로지 어려운 선수 그리고 단체를 위해 애쓴 사람에게 할 소리는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단일화 이야기가 진행이 안 됐다.”

―현재 다자 대결 구도에서 이기흥 후보가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가장 유력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장 정서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언론이 그를 부정적으로 보도해서가 아닌 진실에 가까운 일들과 감춰져 있던 많은 일이 드러나면서 체육인들의 환상이 깨졌고, ‘아무리 잘했어도 3선은 아니지 않나’라는 정서도 많이 퍼졌다. 지난해 5월만 해도 ‘재선이면 어떻고 3선이면 어떠냐’는 종목 단체장 등이 많았지만, ‘두 번만 해야 한다’거나 ‘여러 번 하면 고인 물도 썩는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 후보를 과소평가할 것은 아니지만 과대평가를 해서도 안 된다. 현실 그대로 보기를 권한다.”

세계일보

강신욱 제42대 대한체육회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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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많이 바뀐 걸 현장에서 느끼나.

“4년 전 선거에서 200여곳 시군구 체육회장을 만났고 이번에도 17개 시도를 포함해 68개 종목 단체장과 대부분 시군구 체육회장을 만났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도권과 지방의 목소리는 확연히 다른데, 체육인 사이에서는 ‘샤이(shy)표’가 많아 여럿이 모일 때와 달리 단둘이 있을 때는 서로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그럴 때 ‘지지해달라’고 얘기하기보다 그들의 어려움에 관한 말을 많이 들었고, 이를 종합해 정책으로 만들었다. 책상에 앉아서 ‘그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도, 개혁이나 인권에 관한 거대 담론도 아니다.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깨닫는 좋은 기회였다. 변화를 향한 절박함과 절실함으로 나를 더 채찍질하고 있다.”

―경쟁자인 유승민 후보의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탁구협회 기부금’ 의혹 등을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 중인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상황을 보나.

“이기흥 후보 출마에 다른 후보들이 반발했던 건 부정한 일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나. 그런데 (들리는 이야기로는) 관행으로 덮어서는 안 될 경천동지할 문제들이더라.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나쁜 관행이라고 본다. 인터넷 등에서 떠도는 얘기가 사실이 아닐 것으로 믿지만,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정확히 해명해야 한다. 법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그런 의혹에 휘말린다는 건 도덕성에서 대단한 흠결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수사로 두루뭉술하게 언급할 게 아니라, 명확하게 사실을 밝히고 그렇게 못 한다면 즉각 사퇴하는 게 맞다. 윤리센터도 선거 의식하지 말고 스포츠인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신속히 내놔야 한다.”

―대한체육회장이 되면 제일 먼저 무엇을 바꾸고 싶나.

“국민체육진흥법부터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범위 내에서 지방체육회를 지원해야 한다’는 18조는 ‘독소조항’이다. 17개 시도나 228개 시군구 체육회가 자치단체에서 받는 예산은 해당 지자체 예산의 0.7% 정도가 평균이다. 지방체육회장들 고통은 말할 수 없다. 시군구 체육회 20% 정도는 힘든 상태다. 지방체육회는 국민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현장의 기관이고 전문 체육을 육성하는 풀뿌리다. 그들의 책임만 있고 권한이 없는 구조를 계속 유지한다면, 지방체육회 기능을 상당히 왜곡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의 0.7% 이상을 지방체육회에 지원해야 한다’로 바꿔야 소속 직원이나 생활체육 지도자들의 처우도 개선할 수 있다. 3인 가족의 최저 생계비 월 287만원에도 못 미치는 220만~230만원을 받는 생활체육 지도자도 있다. 그러니 어떻게 지도자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겠나. 머리띠를 두르고서라도 국민체육진흥법을 고치는 게 제일 중요한데, 정작 지난 8년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아무것도 안 했다. 그때 조금이라도 달라졌다면 우리 같은 사람이 나서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안 할 게 뻔하다.”

세계일보

강신욱 제42대 대한체육회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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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체육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스포츠와 정치는 ‘불가근(不可近)불가원(不可遠)’이다. 정치인이 스포츠를 이용해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도움을 받으려는 문제는 스포츠가 존재하는 한 불가피할 거다. 기업인이나 정치인은 ‘결과’를 중시하는 환경에 살고 상대적으로 스포츠계는 ‘기초’나 ‘과정’을 중시한다. 기초나 과정이 망가진 작금의 체육계에 정치하는 사람이 온다면 지도자나 선수가 어떤 삶을 살든지 메달처럼 드러나는 게 화려하게 보이기를 바라는 일이 생길 거다. 체육을 망치는 몹시 나쁜 사례다. 차후 스텝을 염두에 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체육인이나 체육을 위한 결정이 아닌 신상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얘기다. 이기흥 회장이 3선을 해야 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고 보는 이유다.”

―선수들의 기초학력 이야기를 하던데 관심을 갖는 이유와 추진 방향은 무엇인가.

“학교나 전문 체육 현장의 문제를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단국대 교수로 있을 때,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공부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운동선수의 불과 10%만이 자기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고, 나머지 90%는 탈락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소양을 길러주는 노력이라고 판단했다. 두 학기 평균 평점이 C+(플러스)를 넘지 못하면 대학스포츠협의회가 진행하는 ‘U리그’에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는 한 학기를 소홀히 했어도 다음 학기에 만회하면 U리그에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출석 점수와 리포트 점수 등을 종합해 성적을 매기지 않나. 난 원래 ‘최저 출석제’를 강조했다. 최소한 어느 정도는 강의실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주는 교육적인 기능을 중시하는데, 그 안에서 만드는 교우 관계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최저 출석제’를 강조해왔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운동선수를 위한 제도가 따로 마련된 게 있나.

“한국 사회에서는 한 번 떨어지면 기회가 없다. 대한체육회가 중요한 정책을 제안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나 국회를 설득해 이 나라가 똑바로 가게 해야 한다. 지금은 시장에만 맡기는 실정이다. 운동선수 이력이 입시에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다.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운동 환경이 조금이나마 더 좋은 나라는 학창시절의 운동 커리어가 대학입시에 아주 긍정적으로 반영된다. 운동선수 경력이 인생에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들의 앞날을 닦을 수 있게끔 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못한 게 뭐가 있나. 왜 우리는 그런 제도를 만들지 않나. 대한체육회가 잘되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민이 건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진출하려면 신체 건강하고 정서가 안정된 존재로 성장해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우리보다 앞선 나라의 상황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선거까지 열흘 남짓 남았는데 직전까지 단일화를 계속 시도할 건가. 남은 기간 초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

“국민과 체육인들에게 약속했듯이 마지막 순간까지 단일화를 위해서 애쓸 거다.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거 이상으로 노력을 기울일 거고, 현장도 계속 누빌 계획이다. 현장에 답이 있고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목소리가 절실하게 그리고 절박하게 나오는지를 충분히 느꼈다. 그들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고 더 그들 곁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다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러 나갈 것인가.

“당연하다. 선거운동도 있지만 갈수록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다는 의미가 있다. 학부모들의 이야기는 학부모들을 통해서, 동호인의 이야기는 동호인을 통해 듣는 거다. 몰랐던 일을 알 수 있고 앞으로 어떠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가고 당연히 ‘잘 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는지 아나. 그건 좋은 사회가 아니다. 아직 체육계에 있는 모든 분을 만난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듣겠다는 의지는 갈수록 강해진다. 이들의 어려움을 처음부터 100은 아니더라도 내가 10을 하면 다음 사람이 20을 하고, 또 그다음 사람이 30을 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그 안에서 누구나 업그레이드돼야지, 회장이 누구냐에 따라서 요동치는 조직은 그냥 후진 조직에 불과할 뿐이다.”

강신욱 제42대 대한체육회장 후보는…

●1955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졸업 ●〃체육교육학 석사·스포츠사회학 박사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국제스포츠학과 학과장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집행위원장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한국체육학회 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대담=우상규 디지털뉴스부장, 정리=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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