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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모두 목에 문신이”... 박대성 머그샷에 소환된 흉악범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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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별을 통보하는 여자친구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조현진(왼쪽)과 PC방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약 80차례 찔러 살해한 김성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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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는 여성 청소년을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의 신상이 공개됐을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박대성 목에 눈에 띄게 자리한 문신이 화두에 올랐다. 전문가까지 목의 문신에 주목해 “보는 사람에게 공포를 유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은 가운데, 목에 문신이 있었던 다른 흉악범들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박대성 신상 공개 결정이 내려진 건 지난달 30일이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새벽 전남 순천 조례동 한 병원 앞 인도에서 귀가하던 A(18)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박대성은 일면식도 없던 A양을 약 800m 뒤쫓아 여러 차례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는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범행의 증거가 충분하며, 국민의 알권리와 재범방지 등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공개된 박대성의 사진은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을 목적으로 체포 시점에 수사기관이 촬영하는 머그샷(mugshot)이다. 자세히 보면, 오른쪽 볼 가운데에 흉터가 하나 있고, 목 정면과 왼쪽에 각각 문신이 눈에 띄게 자리하고 있다.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 언뜻 미소 짓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박대성 목의 문신에 주목하며, 과거 목에 문신이 있었던 다른 흉악범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목 문신은 요주의 인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목 문신을 보고 처음으로 경각심을 가졌을 때는 신림동 강간미수 주거침입 사건”이라며 “이후 김성수를 보고 좀 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 네티즌이 올린 글은 4일 기준 10만회 이상 조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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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9년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가해자 조모씨와, 2018년 ‘PC방 살인 사건’ 가해자 김성수 모두 목 왼쪽에 문신이 있었다. 조씨는 박대성과 김성수처럼 신상 공개 대상은 아니었지만, 방범카메라 영상에서 왼쪽 귀밑에 문신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인범의 목덜미’라는 제목으로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조현진과 김성수, 박대성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사진이 올라왔다.

특히 김성수 문신은 그가 경찰 조사를 받던 당시에도 이목을 끌었던 바 있다. 언론 카메라에 10㎝ 남짓 크기의 횃불 모양 문신이 포착됐는데, 당시 문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타투이스트 사이에서는 김성수 문신이 ‘자기방어용’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 타투이스트는 “가장 잘 드러나는 목덜미 문신은 스스로를 과시하고 싶은 분들이 많이 새긴다”고 했다. 다른 타투이스트도 “타인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그런 의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외에도 온라인상에는 과거 목에 문신이 있었던 다른 흉악범들의 사례와 함께 “목에 문신한 사람은 무조건 걸러라” 등을 주장하는 글이 잇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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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속 남성 왼쪽 귀밑에 문신이 있다.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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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반응은 갈렸다. “문신 자체가 과시욕의 표현이다. 본인 욕구를 잘 컨트롤하는 사람은 굳이 하지 않는다” “문신한 모든 사람이 범죄자는 아니지만, 범죄자에게는 항상 문신이 있다” “문신할 때 고통도 상당하다는데, 그걸 참고 하는 건 악착스러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등 주장이 있었던 반면, “상처 등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문신을 할 수도 있다”며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박대성 목의 문신과 범행을 연관 지어 언급했다. 이 교수는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적으로 문신을 목에다, 정면에다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현정 앵커가 ‘목 전체를 다 채우는 문신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공감하자, 이 교수는 “보는 사람에게 공포를 유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며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 봤을 때, 이 사람은 그전에도 폭력적인 캐릭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신을 한 과정이나 반사회적인 태도를 갖게 된 경위 등 과거력을 다 뒤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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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를 받는 박대성이 4일 오전 전남 순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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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대성은 범행 후 흉기를 버리고 도망쳤으나, 2시간 반 만에 맨발로 배회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박씨는 체포 당시 만취한 상태였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소주 4병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은 박대성이 힘없는 10대 여성을 특정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시간 만에 숨졌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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